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스런 모습이 느껴질 때 아이를 안아 준 적이 있는가? 아이를 포옥 안을 때의 느낌이야말로 최고의 행복감이요 쌓였던 피로가 싸악 가시는 기분임을 잘 알 것이다. 자녀를 안아줄 때 부모가 느끼는 행복감 못지않게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열심히 허그(포옹)하면서 키울 것을 제안한다. 이른바 ‘허그 육아’다.

부모가 아이를 포옹해 줄 때 아이가 느끼는 마음은 한 마디로 편안함 그 자체다. 다른 스킨십처럼 주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 외에 부모의 포옹은 아이를 인정해 주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는 의미가 크기에 아이는 더 없이 자아 존중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포옹의 동작을 생각해 보자.

대개 부모가 팔을 벌려서 아이를 안고 자신의 품안에 아이를 쏙 안아준다. 이는 아이와 자신을 한 몸처럼 생각해주는 심리적 의미가 있고, 특히 엄마의 경우 임신 때 아이와 엄마가 한 몸이었던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상징한다. 아이도 무의식적으로 엄마의 자궁 안에 있었던 자신을 느끼게 되어 엄마와 내가 한 몸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엄마와 하나가 된 느낌이야말로 자신을 완벽하게 보호해주고 생존시켜 주는 ‘안전감’으로 직결된다. 또한 엄마나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셈이고, 자신이 사랑스럽고 대단한 존재이기에 이렇게 포옹해주는구나 생각을 하게 되어 자신감도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아이는 안정감, 안심, 편안함, 충족감, 자아 존중, 기쁨 등의 감정을 모두 경험한다.

부모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를 안아 줄 수 있다. 아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을 때 허그를 해주자. 아이의 몸에 엄마나 아빠의 용기 불어넣음이 느껴진다. 아이를 토닥이면서 위로를 해줌과 동시에 꽉 안아주면서 엄마 아빠의 기운을 전달해 준다면, 아이는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특히 아이는 자신의 뒤에 늘 엄마 아빠가 버팀목처럼 지지해 주고 있음을 느끼면서 도전의식을 높이고 좌절감을 극복한다.

아이의 긴장을 풀어줄 때 허그를 해주자. 온몸의 힘을 빼서 아이를 안아주면 아이 역시 엄마의 이완상태를 따라서 몸이 풀어지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몸을 이완시키고 심호흡도 천천히 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마치 거울처럼 엄마 아빠의 이완된 몸을 흉내 내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엄마의 힘에 신기로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할 때 허그를 해주자. 아이는 말 그대로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확인하게 되어 행복감을 느낀다. 혹은 ‘우리 엄마가 당연히 날 사랑하지!’라는 생각에 우쭐해지면서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아이의 잘못을 용서해줄 때 허그를 해주자. 이는 대표적으로 효과적인 바디 랭귀지다. 말로 용서를 해줄 때보다 때로는 더 큰 고마움과 감동을 느낀다. 부모가 말로 하는 용서를 아이는 간혹 믿지 않는데 반해서 허그로 용서를 해 준다면 당연히 안심하고 믿게 된다.

즐거운 놀이처럼 허그를 해주자. 아이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도망치려고 하거나 혹은 엄마를 자신이 안으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허그를 몸 놀이처럼 생각하여 충분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아이를 이해하고 있음을 알려줄 때 허그를 해주자.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록 어리지만 자신이 이해받고 있음을 느낄 때 아이는 만족감, 자존감, 안정감, 평온함 등을 느낀다. 잠잘 때 허그를 해주자.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끔 준비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잠드는 것 자체가 엄마와의 헤어짐으로 간주하는 심리가 있는데, 자기 전에 엄마가 허그를 해 준다면 아이는 엄마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함으로써 안심하게 된다. 엄마의 손길을 다시 한 번 각인하고 기억하면서 잠이 드는 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부모의 허그는 아이를 안정감 있는 사람으로 키워낸다. 부모들이여! 아이를 안아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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