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신교 십자가. (사진출처: 뉴시스)

언론인 종단 호감도 ‘개신교’ 가장 낮아
“목회자 대다수 부정적 언론보도 불만족”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교회가 언론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내에서도 사회와 언론 인식에 대한 목회자들의 몰이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일간지 종교담당 기자들도 취재 환경에서 교회 인사들에게 외면을 받거나 기본지식과 정보가 제한받는 등 타종교에 비해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17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제17회 소망신학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교회와 언론의 바른 소통’이라는 주제발제에서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사무총장 박진석 목사는 최근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사역을 하는 목회자 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54%가 한국교회와 목회자에 관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목회자 63%는 언론 보도의 공정성 및 진실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며 부정적으로 답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하는 이유로 첫 번째 ‘시대정신과 책임감 결여(44%)’를 꼽았다. 이어 ‘목회자의 비리와 윤리 문제(29%)’를 지적했다. 응답자 15%는 ‘한국교회가 기득권 세력의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폭력, 금권선거, 성추행, 횡령 등 교회지도자들의 심각한 사회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교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중 40%의 목회자들은 이 같은 현상의 저변에 ‘사회 인식에 대한 목회자들의 몰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진석 목사는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목회자 가운데 10%만 만족하고 대다수인 90%는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보다는) 목회자들은 나날이 변하는 사회와 언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교담당 기자들 “개신교 취재환경 가장 열악해”
일간지 기자로 종교기사를 다룬 경험이 있던 윤정국(전 동아일보 문화부장) 박사는 개신교 취재가 타종교에 비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우선 통합된 취재 창구가 거의 없다는 문제점을 꼽았다. 여기에 취재현장에서 기자가 외면을 받거나 목회자들의 홍보 마인드 부족으로 취재의 기본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않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윤 박사는 일간지 문화부 종교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어려운 취재처로 개신교를 꼽았다. 가장 큰 이유로 ‘통합된 취재 창구 결여’를 지적했다”며 “기자들은 한국교회 전체의 흐름과 움직임을 한 곳에서 파악하기를 바란다.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각 분야별 전문가를 만나 더 깊이 있는 취재를 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목회자와 행사 관계자의 홍보 마인드 결여, 취재기자 외면, 기본적인 지식‧정보 미흡 등을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종교담당 기자들에게 4대 종교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1위 불교와 원불교, 2위 천주교 이어 개신교가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교회가 언론의 알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은혜 장신대 교수는 “교회와 언론의 건강한 소통이 증진되기 위해서는 언론의 알 권리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와 언론의 관계 속에서 ‘소통’이란 자신의 입장에 갇히지 않고 타자의 입장과 통하는 공감과 공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명확한 근거 없이 보도하는 행태에 대해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소망교회 담임 김지철 목사는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자주 접한다”며 “그러나 대부분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왜곡되고 과장된 보도다. (언론인들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언론들의 이 같은 행태를 볼 때) 교회가 그동안 사회를 향해 기독교적 정체성을 바로 알리는 데 실패했다는 심각한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교회와 언론이 상호 존중하는 바른 관계가 형성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날 소망신학포럼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연구지원처 주최로 한국교회와 언론과의 바람직한 관계정립에 관한 방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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