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는 김승연 회장이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함께 추가 재건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모습, 아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조감도. (사진제공: 한화건설)

한화건설, 100억 달러 규모 추가수주 답보상태
연 73만 명 일자리창출 등 무산위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추가수주가 답보상태에 빠졌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난 일이다.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 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하고 적극적인 공사수행을 진행해왔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으로 발주한 10만 세대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로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김승연 회장이 이끈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10%를 상회하는 것으로서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5000억 달러 달성의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개최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계약식에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김승연 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미 알 아라지 의장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이 계약에 서명했다.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도 재건사업의 본격화를 알리는 의미 있는 공사다.

2010년 2월 ‘제1차 한·이라크 경협포럼’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이라크 현지 상황을 본 다른 기업들은 사업을 보류하거나 안정화되면 하겠다고 했다. 당시 김승연 회장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100여명의 이라크 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직접 지휘했다.

이를 지켜본 이라크 정부는 김승연 회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울 수밖에 없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개최된 ‘한-이라크 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일행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를 연발한 후 김승연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1월 11일에는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이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승연 회장의 의지와 용기로 인해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김승연 회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해외건설협회에서도 한화의 해외건설 수주 사례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일 이종진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회장 최재덕)가 주관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한화가 성공 사례 발표를 했다. 이날 한화건설 신완철 상무는 “이라크 재건공사는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500여명의 국내 인력들이 이라크에 진출하는 것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 사례가 되고, 연 인원 55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이라크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발전소,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수주에 대한 논의가 답보상태에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 인원 73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중소 협력사의 동반진출 기회가 생긴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는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한화가 이라크 시장공략에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국익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해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한 관계자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법조계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에서 배임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에서도 성공한 구조조정이며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음에도 배임죄가 계속 적용되는 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항소심에 대해 “배임 횡령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일각에선 “죄에 대한 벌이 징역 말고도 당사자가 직접 사회봉사나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기업의 경영 정상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온 말로 풀이된다. 또한 박근혜 정부도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위해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한화는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빈스 앤 베리즈’를 사회적기업으로 환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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