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 말씀이 너무 허황되게 느껴져 눈만 크게 뜨고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바로 그 축지법을 이용해 자신만의 환상여행을 떠나곤 하는 한한국이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중국으로 출발할 터이니 윤 시인은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지켜봐 주세요.”

한한국은 거실 한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고 중국을 향해 날아올랐다.

“여보, 잘 가고 있나요?”

아득하게 윤 시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난 백두산에 도착했어요. 중국여행은 우리 민족의 성산(聖山)인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하려고요.”

SF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한한국은 음속보다도 빠른 속도로 휙휙 날아서 만주벌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로 울창한 밀림 속에서 말을 탄 군인들이 전투를 벌이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우리나라 독립군과 일본군이 싸우는 모습이었다.

“가만, 저건 일제 강점기의 만주잖아!”

그 순간 장면이 바뀌더니 작은 소학교가 나오고 학교 뒤쪽 운동장의 나무그늘 아래서 한 소년이 시를 읊고 있었다.

“앗, 저건 윤동주 시인의 소년시절 모습이잖아?”

이윽고 만주를 뒤로하고 서북쪽의 산악지대로 날아가자 끝없이 이어진 만리장성이 나타났다. 한한국은 잠시 성곽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역사에서는 분명 한족이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진시황의 명령으로 만리장성을 쌓다가 수많은 진나라 백성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장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다. 만리장성을 쌓는 노역꾼들이 개미떼처럼 모여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돌을 나르고 있지 않은가.

“여보세요, 당신들은 지금 노역이 힘들지 않습니까? 이 만리장성을 쌓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역사에서 배웠답니다. 오죽하면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속담이 있을까요?”

그러자 진나라 노역꾼들이 무슨 소리냐는 듯 대꾸해 왔다.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오? 지금 천하를 통일하신 진시황제께서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오? 흉노족의 침략을 막고자 황제께서는 식음을 거르시며 이 장성(長城) 사업에 노심초사하고 계신 것을! 그러니 우리 백성들 역시 몸을 바쳐 만리장성 축조 사업에 나선 것이 아니오!”

이럴 수가! 역사와는 정반대의 얘기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진시황이 분서갱유 따위로 위세를 떨칠 만큼 포악하기만 했다면, 어찌 천하를 통일하여 만리장성 같은 대역사를 창조할 수 있었겠는가? 어쩌면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진시황은,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고 나라의 안녕을 위해 만리장성을 축조해 국력에 총력을 기울였는지도 모른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한글)중국 평화지도 World Peace Map- China 1994~2013 (약 1년) ●제작목적: 세계평화와 중국의 평화를 위한 ●작품크기: 2m50㎝ X 2m ●서체: 한한국평화체 ●작품내용: 중국의 문화역사, 성경말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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