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기업 나눔스토어 홍보기획팀 박건 과장
부모님 사랑 어릴 때는 몰라
진심으로 “엄마 사랑해요”

살아온 32년,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면서 가슴 아픈 그 이름 ‘엄마’를 문득 떠올려본다.
내가 기억하는 어릴 적 우리 집은 무척이나 가난했다. 밖에서 외식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었다. 가끔 돈가스를 먹으러 가는 날에는 너무 행복했다. 그 당시 어린 내가 기억하는 돈가스집은 호텔급 레스토랑이었다.

하지만 다 커버린 내가 그 당시를 생각하면 그냥 작은 음식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외식은 나에게 특별했다.
아들만 둘 있는 우리 집은 여느 집과 같이 시끄럽고 형제들끼리 싸움도 잦았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화해하라며 우리가 좋아하는 치킨을 시켜줬다. 아빠, 엄마 그리고 아들 두 명. 네 가족이 통닭 한 마리를 시키면 우리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 사이좋게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치킨을 열심히 먹는 우리를 그냥 지켜봤던 아빠와 엄마. 우리는 치킨을 다 먹을 즈음 엄마를 보며 물어본다. “엄마, 엄마는 왜 안 먹어.” “엄마는 입맛이 없어~ 너네 많이 먹어”
1년에 1~2번 치킨을 먹을 때마다 매번 아빠와 엄마는 입맛이 없다고 하셨다. 우린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치킨에 살을 많이 남긴 채 새로운 치킨을 집어 들기가 일쑤였다. 그때는 치킨을 다 꼼꼼하게 살을 발라먹는 게 귀찮았다. 그래서 항상 우리가 먹다 남은 치킨은 살이 많이 붙어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치킨을 다 먹고 주방에서 갔는데 무엇인가를 드시는 듯한 엄마를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엄마는 우리가 먹다가 만 치킨의 살을 발라서 드시고 계신 것이었다.

“엄마, 더럽게 왜 그걸 먹고 있어? 아 더러워.” 철없던 나의 말에 엄마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그때는 엄마가 더럽게만 느껴졌다. ‘왜 더럽게 우리가 먹다 남은 걸 먹을까?’ ‘엄마가 거지야?’ 어린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됐다. 내가 고등학생이 됐던 그 당시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PC방이 성행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컴퓨터게임에 빠져있던 그 시절, 나 역시 게임중독이 돼있었다. 어느 날 집에서 게임하고 있던 내게 전화가 왔다. 엄마였다.

“건아, 엄마가 시장에서 먹을 음식 사가지고 가는 중인데 너무 무거워. 좀 데리러 나올래?”
게임 중독자인 나는 짜증을 내며 “그러니까 왜 멀리서 장을 봐? 집 앞에 마트 놔두고!” 소리를 지르며 전화를 끊고 투덜대며 역 쪽을 향해 나갔다. 마주 오던 엄마는 두 손 가득 큼지막한 장바구니를 들고 힘들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 엄마를 본 나는 답답했다. ‘왜 사서 고생을 할까? 게임하고 있는데 왜 불러내!!’
억지로 장바구니를 건네받은 나에게 엄마는 “넌 엄마가 무거운 걸 들고 힘들게 오는데 마중 나올 생각을 안 하니?”라는 잔소리가 시작됐다.

안 그래도 게임을 못해 짜증나있던 나는 “아 짜증나~ 잔소리 그만해!” 하며 두 손에 든 장바구니를 땅에 집어던졌다. 장바구니에 담겨져 있던 많은 음식들은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나는 화가 나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는 도중 코너 길에 접어들 때쯤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내가 던져 널브러진 음식들을 장바구니에 주섬주섬 담고 계셨다. 하지만 나는 냉정하게도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런 나쁜 행동을 한 나에게 그날 저녁, 아무 말 없이 엄마는 맛있는 고기반찬을 해주셨다. 난 마치 엄마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듯한 기분으로 맛있게 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었다. 엄마에게 죄송한 감정 없이 말이다.

철없던 어린 시절 나는 정말 나쁘고 못된 아들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엄마도 치킨을 먹고 싶었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기 위해, 10원을 아끼기 위해 멀리서 장을 본다는 것을 알았다.

철없던 어린 나의 모든 것을 감싸 준 우리 엄마.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우리 엄마. 불러도 불러도 미안한 그 이름 우리 엄마.

이제는 엄마를 위해 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베풀며 살아가려 한다. 물론 사랑한다는 것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천지일보에서 진행하는 孝 문화 캠페인을 통해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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