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그러던 중 어린 무함마드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건이 생겼다. 12세가 되던 해 숙부인 아부 딸립이 장사를 하러 시리아로 갈 준비를 한 것. 무함마드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채워줄 이 여행에 꼭 함께하기를 원했다.

“이 길은 머나먼 길이란다. 어린 너에겐 힘겨울 거야. 따라가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꼭 가고 싶어요. 자신이 있어요. 따라가고 싶어요.”

간청하는 무함마드의 요구를 숙부는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함마드는 이 여행이 얼마나 큰 충격을 가져다 줄 것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그는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당시 아랍인들이 행했던 문화가 무함마드를 괴롭게 했다. 이들에겐 인권도 자유도 평화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아랍권의 문화를 살펴보면 아랍인들은 글을 읽고 쓰는 데에는 무관심했다. 그러면서도 시와 언어 등에는 긍지가 대단했다. 이에 자신과 다른 종족들은 귀머거리나 벙어리 취급을 했다.

이들의 생활상은 상당히 문란했다. 도박과 술 취함, 난혼, 우상숭배가 팽배했다. 남자들은 항상 우위에 섰으며 여자를 도박의 밑천으로 삼고 사거나 팔았다. 또 남자들은 원하면 어느 때든 여자를 취할 수 있었다. 음탕과 난혼이 만연했지만 죄가 아니었다.

이렇다 보니 아버지가 죽으면 아들이 아버지의 아내들을 가재도구와 함께 유산으로 받는 일도 희한한 일이 아니었다. 딸을 출산하면 수치로 여겨 생매장하거나 교살했다.

특히 부자는 무한한 권력을 소유했다. 아랍 족의 남자들은 소유하고 있는 여자, 낙타 수, 노예, 재산, 출신에 따라 귀천이 정해졌다. 도덕과 경건은 안중에 없었다.

부족 간에는 반목과 질시로 전쟁이 빈번했는데, 피에는 피로 갚아주는 응징이었다. 가축의 방목 지대, 우물물을 차지하기 위한 유혈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또 조물주가 아닌 피조물에 대한 우상숭배가 만연했다. 이들은 불‧신‧나무‧동물‧돌‧곤충 등을 숭배했다.

하지만 사막에 사는 유목민 아랍 족들은 이들과는 다른 문화를 형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에게서는 영웅주의, 자유 애호, 환대, 충성심, 자존심 등 도덕적인 가치를 찾을 수가 있었다. 명문 가문에서 사막에 사는 유목민의 유모에 아기를 맡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대상을 몸소 접한 무함마드는 생각이 많아지고 말수는 적은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는 물건취급을 당하는 여자와 노예, 과부와 고아, 병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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