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철(서울시교육청 장학사)

▲ 곽윤철(서울시교육청 장학사)
현대 사회는 가족의 핵가족화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옛날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도 하지만, 자식들이 자라서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자식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독거 어르신들은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회의 변화는 효도의 방법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옛날처럼 부모님을 모시기도 하지만 가까이에서 서로 다른 집에서 살기도 한다. 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전화로 자주 안부 여쭙고, 용돈도 보내 드린다. 또 가끔 생신 때나 일이 있을 때 찾아뵙는다.

그러면서 효를 다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문화에서 중요시하는 효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효에 대한 비화에서 효의 기준을 생각해 보자.

한 나라의 임금님이 가장 효심이 깊은 사람을 찾아 큰 상을 주리라 마음먹었다. 평상복을 하고 온 나라를 두루 다니면서 소문난 효자가 있다는 마을마다 둘러보았다. 임금이 어느 마을에 당도하니 아주 효심 깊은 아들이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나무꾼 아들이 매일 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다가 시장에다 팔면서 가난하지만 지극한 효성으로 늙은 홀어머니를 모신다는 이야기였다. 임금은 나무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집을 찾았다.

하루 종일 산에서 나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젊은 나무꾼. 나무꾼 아들이 집으로 들어서자 늙은 어머니가 쫒아 나오더니 아들을 마루에 앉히고, 세수대아에 물을 담아 와서 아들 발을 씻어 주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임금이 크게 화를 내면서 “네 이놈! 온 마을에 효자라고 소문이 나서 지켜보았거늘 어찌 늙은 어미에게 발을 맡기고 앉아 있느냐!”하며 혼을 냈다.

이에 나무꾼은 “저는 효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어머님이 하시고 싶어 하는 일, 좋아 하시는 일을 하시도록 어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려고 노력할 뿐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라면서 한 번쯤은 들었을 이야기다. 효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 효의 실천의지를 갖고 있는가? 용돈을 드리는 것이 효도인가? 맛있는 것, 좋은 옷 사다 드리면 효도인가? 부모님을 모시면 효도인가?

효는 효를 행하는 나의 만족으로 말할 수 없다. 진정 부모님이 원하시는 마음을 읽고 헤아리는 것이 효의 근본이다. 나의 행동이 진정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해 보자.

부모님이 매일 자식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신다면 하루 한 번의 안부 전화가 효이다. 부모님이 자식이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건강하게 사는 것이 효이다. 효의 실천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부터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실천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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