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07명… 3년 새 3배 증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A(25, 여,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씨는 졸업한 지 1년이 돼서야 첫 직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금을 갚느라 아직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있다. A씨도 당분간은 월급을 고스란히 학자금 대출금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생각에 직장생활이 재미있지만은 않다.

#현재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B(29, 여, 강원도 강릉시 덕진구 성덕동)씨는 새내기 직장인이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시 첫 직장에 대한 기쁨도 잠시 학자금 대출금을 갚느라 1년 가까이 예쁜 옷 한 번 사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두 사례와 같이 학자금을 빌렸다가 갚으면 다행이지만 최근 들어 이를 갚지 못해 정부로부터 가압류, 소송 등의 법적 조치를 받은 자가 3년 새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민주통합당)이 8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2년 장기연체자 법적조치 현황’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로 인한 소송·가압류·강제집행 등 법적조치를 받은 학생이 2009년 659명에서 지난해 1807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장기연체로 인해 법적조치를 받은 학생은 2010년 1351명, 2011년 1012명, 2012년 1807명 등 매년 1000명이 넘는다.

한국장학재단은 6개월 이상 장기연체자의 부동산이나 급여 등이 발견되면 가압류,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를 취한다. 특히 취업 후 소득이 확인되면 최저금액인 월 150만 원 이상의 금액은 가압류 절차를 통해 강제집행에 들어간다.

유 의원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많은 대학생들이 신용불량자에 이어 가압류, 강제집행 등 가혹한 처분을 받고 있어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기연체자가 7만 명이 넘고 있어 정부차원의 구제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자금 부담은 첫 직장을 잡는 데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학자금을 대출 받은 졸업자가 빚 상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열악한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기 때문.

지난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학자금을 대출받은 대졸자가 직장을 갖고 있을 확률은
84.1%로 미대출 졸업자(80.6%)보다 3%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자리의 질 을 나타내는 ‘고용보험 가입률’은 대출자(86.3%)가 미대출자(89%)보다 낮았다. 학자금 대출에 부담을 느끼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이 52.7%로 절반이 넘었다. 이는 2004년에 중학교 3학년 또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대졸자(4년제 및 전문대학 포함) 1842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로 최종 추적 시점은 201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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