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이용훈 총회장

“경로효친사상 함양한 문화로 아름다운 사회 조성”
“지역사랑 위해 앞장서 노력할 때 나라사랑 이뤄”

▲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호남, 영남, 충청, 강원, 제주 향우회 등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향우회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호남향우회는 ‘해병대 전우회’ ‘고려대 교우회’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모임으로 불릴 만큼 가장 결속력이 강한 향우회로 알려졌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용훈 총회장을 만나기 위해 서초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을 찾았다.

호남인들이 이렇게 단합이 잘 되는 데는 시대적 배경이 한몫했다.

“1960~1970년대 산업화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호남지역은 소외당하게 됐어요. 마산을 기점으로 공업단지가 생기기 시작했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남인들은 객지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어렵고 외로울 때마다 서로 도우며 살던 것이 점차 조직화 됐어요.”

이렇게 발전돼 오늘날 전국 16개 시도에 분포된 호남향우회 회원 수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30%가 넘는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각 지역에서 발전한 향우회가 전국 총연합회로 결집한 지는 약 12년이 됐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는 2000년 이영호 회장을 초대 총회장으로 추대하며 결성돼 2대 임향순, 3대 유상두 총회장이 이끌었고 지난 1월 16일 이 총회장이 4대 총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총회장은 수원시호남향우회장 10년, 경기도호남향우회장 4년을 역임했고 앞으로 3년간 전국호남향우회를 이끌게 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여러 활동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전남향우회가 가장 중요시하는 정신은 경로효친사상이다.

이 총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호남 향우 총연합회는 국민통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경로효친사상 함양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른을 존경하고 후배를 보살피는 문화가 비로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 살이라도 나이가 더 많으면 형님처럼 모시고, 십 년 이상 높으면 부모와 같이 여깁니다. 향우회는 기본적으로 선후배, 형님‧동생으로서 모인 단체기 때문에 경로효친사상이 가장 기본 정신이라 할 수 있어요.”
근본 설립 목적이 친목도모라고 하지만 향우회를 운영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자신을 ‘욕심 많은 사람’이라 말하는 그는 “맡은 분야는 반드시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어 쓰라림도 많이 겪었다”면서 “경제적 측면에서도 경기도 향우회장을 4년간 하면서 운영비로 사비 약 4억 원을 썼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가족들이나 동창들은 ‘그 많은 돈을 왜 향우회에 쏟아 붓느냐’면서 젊어서 고생해 번 돈으로 편한 노후를 보내길 권했다. 이 총회장이 이렇게까지 지역사랑에 애착을 갖고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나라사랑이죠. 모든 사람에겐 고향이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먼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2세, 3세들은 여기(서울)에서 났으니 이곳이 고향이 되고요. 지역의 발전이 이뤄질 때 결국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호남 지역의 발전뿐 아니라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향우회원들과도 통한 것인지, 각 지역에 분포돼 있는 호남향우회에서는 친목도모 외에도 나름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 예로 평택과 수원의 경우 임대 소득 등을 이용해 분기별로 수백여만 원씩 불우이웃을 돕는다. 이런 모든 활동을 도우며 대표성을 가지고 지도하는 것이 바로 전국호남향우회가 하는 일이다.

강산이 4번도 더 바뀌었을 기간동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다’는 말처럼 일을 하다 보면 장점과 단점,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게 된다면서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선거철이 되면 임의로 세워진 단체가 ‘호남향우회’란 이름을 걸고 나오기도 해요. 어떠한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그들은 뿌리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호남을 사랑하는 향우들이 욕먹는 일도 많아 안타까워요.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고요.”

전국호남향우회가 입은 피해나 상처가 컸을 텐데 법적조치 등의 대처를 취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향우회의 설립목적이 ‘화합‧친목‧단결’인 만큼 향우들이 둘로 갈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괜히 불협화음만 나게 되는 거라 생각해요. 내부적으로 문제해결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법적 대응은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에요. 결국은 모두가 호남을 사랑하는 향우들인데 하나 돼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향우회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고 싶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발전 방향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는 “먼저 표면적으로는 회관을 하나 짓고 싶다”면서 “이면적으로는 지역 향우회 중 둘로 갈라진 경우가 있는데, 결집할 수 있도록 도와 설립목적을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용훈 총회장의 호남을 향한 애정이 어떤 열매를 맺어갈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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