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지지 상당… 무소속 출마 시 최대 변수

▲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후보들이 31일 낮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둘레길 전망대에서 열린 2013 계사년 불암산신제에 참석, 등산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위로부터 새누리당 허준영, 진보정의당 김지선, 통합진보당 정태흥,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지역의 민심을 살피기 위해 지난달 29일 현장을 방문했다.

아직 선거 초반이어서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선거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후보가 노원병에 출마한 만큼 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초 안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가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허 후보가 ‘박빙 우세’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칫하면 민주통합당의 무공천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원구 상계1동에서 30년을 살아온 김동철(가명, 61) 씨는 “자전거를 판매하면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며 “밑바닥 민심을 살펴본 결과 안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안 후보가 선거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직선거전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는 보궐선거의 특성상 무소속인 안 후보에게 불리한 만큼 안 후보가 간접적으로라도 민주당의 지원을 입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안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거나 이희호 여사를 찾는 게 민주당 지지 세력의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를 적극 도와주지 않아 대선에서 패했다고 생각하는 호남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끌어안기 위해서라도 이런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0~60대 연령층의 밑바닥 민심은 안 후보에게 상당히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계1동에 거주하는 윤석진(가명, 66) 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안 후보를 좋다 하겠지만 교수하던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거냐”며 “안정성으로 따져 볼 때 허 후보가 더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은 “대선에서 졌으면 그냥 여기 있지. 왜 미국 가서 있다 이제 와서 이러는 거냐”고 쏘아붙이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무슨 일만 있으면 외국 나간다. 그럴 바에야 미국 가서 아예 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노원병 주민들은 안 후보가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면서도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계2동에서 만난 최기복(가명, 48) 씨는 “노원병 주민들이 당선되면 나중에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있다”며 “선거에 지면 안 후보의 정치 인생이 끝나기 때문에 결국 안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중에는 민주당 이동섭 당협위원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동정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안 후보의 당선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계1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박지선(가명, 54, 여) 씨는 “이 위원장이 지역을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안 후보 때문에 공천을 못 받게 돼 안타깝다”며 “호남 사람들이 이 위원장을 많이 지지하고 있어 이 위원장이 출마하면 야권 표가 분산돼 허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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