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사술의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삼상 15:22~23)”

본문에서 강조하는 순종은 과연 뭘까. 그것은 ‘말씀 순종’이다. 무조건적 순종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 귀 기울여 듣고 의도하는 바를 깨달아 행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아주 의미 있는 내용이다.
먼저 사무엘이 이 말씀을 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후 진군해 나갈 때, 아말렉족이 그 길을 대적한 것을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선지자 사무엘을 통해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약대와 나귀를 죽이라 하셨나이다(삼상 15:3)”고 사울 왕에게 전하게 했다. 그러나 사울왕은 아말렉 왕 아각과 가장 좋은 양과 소를 죽이지 않고 취해 데려왔다. 이 일에 대해 사무엘은 사울 왕에게 본문과 같이 경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아말렉족에 대해 젖 먹는 아이까지 남기지 말고 진멸하라고 명하셨을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 명령에 대한 의미를 진정 깨닫기 위해선 하나님의 한 맺힌 사연을 이해해야만 온전한 말씀의 뜻을 깨달을 수 있다.

하나님은 흙과 같은 인생에 불과한 아담을 택해 언약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열었지만, 아담의 세계는 욕심으로 인해 하나님을 버리고 뱀 곧 사단을 쫓았고, 하나님은 그래도 회개할 기회를 줬으나 끝내 돌아오지 않자 당대 의인인 노아의 8식구만을 씨를 삼고자 남기고 아담의 세계를 물로 완전히 쓸어버렸던 것이다.

그 노아의 세계마저 범죄하자 하나님은 다시 아브람과 언약(창 15:13~16)하시고, 언약대로 4대만에 생육․번성․충만한 수를 이룬 육적이스라엘은 모세를 통해 출애굽(출 12장) 후 노아의 세계인 가나안을 정복케 했으며 그 정복과정에서의 벌어진 일이다.

하나님은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그것은 노아를 통해 열어갈 새 시대가 부패한 이전시대로 인해 또다시 물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그 노아의 시대마저 이전시대에 물들고 말았으니 하나님의 심정은 어찌하였겠는가.

그렇다. 본문의 사울 왕이 만약 하나님의 의도와 의중 즉, 뜻을 온전히 깨달았다면 과연 아각 왕과 가장 좋은 양과 소를 죽이지 않고 취해 왔겠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사무엘은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며, 사울 왕은 여호와의 말씀을 버린 왕이 되고, 이스라엘 왕은 다윗에게로 넘어가는 이유가 됐다.

결국 육적이스라엘은 솔로몬 왕 때 이방신을 받아들임으로 말미암아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갈라지고, 말라기 선지자를 끝으로 400년의 암흑기를 맞게 된다. 그 후 말라기의 예언대로 2천 년 전 세례요한 즉,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눅 16:16)”는 말씀과 같이 육적이스라엘 시대를 끝내고 예수님을 통해 영적이스라엘이라는 새 시대를 여니 바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2천 년이 지난 오늘날 또다시 영적이스라엘마저 부패와 타락의 극치를 보이고 있으니, 이 시대 또한 물들까 봐 송구영신해야 함이 옳지 않겠는가.

“내가 증거하노니 저희가 하나님께 열심히 있으나 지식을 좇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하였느니라(롬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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