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중요성’… 통로 계속 열어둘 듯

▲ 북한이 서해지구 군(軍) 통신선을 단절한 가운데 2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문식·유영선 기자] 북한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단절한 가운데 28일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의 출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8시 30분에 개성공단 근로자 161명이 정상적으로 출경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에는 철야근무를 마친 근로자 2명이 남측으로 귀환했다. 북한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유선으로 개성공단 근로자에 대한 정상 출경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서울과 개성 간 비상연락 체계를 가동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북한도 개성공단의 경제적 이익이나 중요성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남측과 개성공단 간의 일반통신 1300회 선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남 군 통신을 단절하는 것과 함께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군 통신연락소 우리 측 성원들의 활동도 중지하게 됨을 통고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 통신선 차단에 나선 북한이 새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추가적인 위협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강행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발해 그동안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 왔다.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국과 미국이 움직여 주지 않는 한 군 통신선 차단과 같은 압박성 조치를 추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미국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가 28일 한반도 상공에서 폭격 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북한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B-2는 앞서 한반도 훈련으로 이목을 끌었던 B-52의 후속기종으로 다량의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데다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도 않아 북한이 가장 두려워할 만한 무기로 꼽힌다.

북한은 그러나 자금 유입원 역할을 하는 개성공단엔 손을 대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이날 군 통신선을 단절했음에도 개성공단 출입을 막지 않은 것은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발생하게 될 5만여 명의 북한 실직자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한국과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8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도발로 초래되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한다”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특히 양 장관은 지난 22일 서명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북한 국지도발에 대한 양국 공동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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