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석 달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여서 하반기에나 비로소 회복세를 체험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7일 한국은행은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이번 달 1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 2월 연속 102에 머물다가 2p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5월(10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에 99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에 거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C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긍정적, 100 아래는 부정적으로 느끼는 가구 수가 많다는 뜻이다.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하는 생활형편전망 CSI는 98을 기록, 지난달보다 2p 올랐다. 소비지출전망 CSI도 109로 전달대비 3p 상승했다. 향후 지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가진 가구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경기전망은 3p 올라 93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전망도 개선됐다. CSI가 98로 전월대비 3p 떨어져 가계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실제 체감경기는 ‘냉랭’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을 나타내 전월보다 1p 상승했다.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나은 수치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업이 늘었다.

유통업계는 지난해부터 회복의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이다. 올 들어 설 명절이 끼었던 1~2월 합산 매출도 전년보다 떨어졌다. 특히 대형마트는 10.3%나 줄었고 백화점은 3.7% 줄어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대표 업태가 됐다.

국내 카드승인금액 증가율도 둔화됐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2월 카드승인규모 증가세는 3%대를 나타내며 4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정부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생산·투자·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가 개선됐다”고 발표했다가 오히려 한 발 후퇴한 것이다.

전문가들과 증권가는 하반기쯤에야 경기가 실질적인 개선 징후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새 정부의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고 미국 등의 세계경기 회복세를 타고 수출이 늘면 내수부진도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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