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7시 쌍용차 문제와 관련 강경진압 반대와 정부의 중재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긴급 회동을 가졌던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의장 엄신형 목사, 이하 종지협)의 기자회견문 발표가 기자회견을 1시간 여 앞두고 개신교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같은 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의 돌연 취소는 ‘지금은 호소문을 발표할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는 개신교 측의 반대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

오늘 회동에서 종교지도자들은 “쌍용자동차 문제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적 해결만이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대화 모색과 공권력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호소문에는 ▲노동자의 생존방안 우선 고려할 것 ▲회사 회생을 위해 노동자도 한 발 양보할 것 ▲정부는 공권력 투입 중지, 노사협상 지원 및 쌍용차 회생 지원책 마련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이번 회동에 공감, 이른 아침 머리를 맞대며 ‘쌍용차 사태’ 해결에 나섰던 종교지도자들이 고개만 돌리면 모임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잊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종지협이 각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 모인 곳이라면, 또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사회문제에 책임을 통감한다면, 서로의 입장을 표명하기보단 공동의 선(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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