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가격·품질 경쟁 치열

▲ 물티슈 시장 성장세 (자료제공: 각 사)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강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행사코너. 두툼한 물티슈를 1000원에 판매하는 매대 앞에 고객들이 발길을 멈춘다. 100~102매가 들었으니 한 장에 10원도 안되는 가격. 매장 내 진열된 PB제품(70매 2000원)이 울고 갈 상황이다. 쇼핑객들이 물티슈를 2~3개씩 카트에 담고 지나간다.
 

물티슈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업계 추산으로 2600억 원을 넘어섰다. 위생적으로 보이는 데다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편리함 덕분에 어느새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제약사, 중소·벤처기업 등 수십 개 업체에서 각종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물티슈 제품은 크게 아기용과 일반(다목적)용으로 나뉘는데, 성장세는 일반용이 더 빠르다. 아기물티슈를 포함한 전체 시장이 매년 15%씩 커지는 데 비해 일반물티슈는 연 30%씩 성장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기물티슈 비중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깐깐한 엄마소비자 “보존제 문제를 해결해줘요”
유아용 제품은 항상 안전성이 화두다. 지난 2011년 한 TV프로그램에서 10여 종 제품을 대상으로 보존제 함유량을 테스트한 결과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산 업체들은 ‘순수함과 친환경’ ‘무해한 보존제’를 지향한 제품 개발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당시 문제가 됐던 보존제 MIT와 CMIT는 물론, 파라벤도 기본적으로 제외해야 하는 성분이 됐고 오는 6월부터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첨가 성분을 더욱 세세히 살필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벤 등 널리 쓰이는 물질이라도 국민 정서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면서 제품 성분을 그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심하세요~” 보존제 논란 벗어나기
이 같은 물티슈 전장(戰場)에서 오프라인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 유한킴벌리다.

회사 측은 특히 하기스 ‘손얼굴 물티슈’ 제품의 경우 100% 식용원료로 만든 식품 보존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기들이 물티슈를 입에 넣고 빨아도 안심할 수 있다는 컨셉으로 안전성을 부각한 게 마케팅 포인트다.

2위는 깨끗한나라다. 천연 옥수수 성분의 베이비파우더가 들어 있어 아기 피부를 보호해주는 엉덩이 전용 물티슈를 내놨다.

3·4위는 뚜렷하지 않지만 육아 관련 전문업체인 아벤트코리아와 보령메디앙스가 각각 10% 내외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벤트는 오가닉 라인으로 친환경 컨셉을 강조하고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알러지나 피부자극을 일으키지 않는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이를 지난해 말 ‘7무(無) 처방 물티슈’로 출시하며 육아맘들에게 제품의 안전성을 어필하고 있다.

아예 ‘무방부제’를 표방한 제품도 있다. 2011년 출시된 ‘페넬로페’ 물티슈의 경우 화장품의 보습제 성분을 넣어 보존제 역할을 대신하는 특허를 획득했다. 재작년 보존제 논란 당시 기준치가 넘는 성분이 검출됐던 LG생활건강도 지난달 토디앙 제품을 무방부제 컨셉으로 출시했다. 역시 화장품에 쓰이는 보습제 성분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태극제약과 일동제약도 물티슈를 판매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논란이 된 성분은 제품에 들어있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천연성분의 보존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태극제약은 별도 포장된 증류수를 건티슈에 부어서 5일 이내 사용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온라인시장 ‘판매왕’은?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보다 더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일반인뿐 아니라 아기를 데리고 쇼핑하기 힘든 육아맘들에게 저렴하고 배송이 빠른 온라인 구매는 거부할 이유가 없는 쇼핑코스로 각광을 받는 중이다. 쌍용C&B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80%가 온라인에서 나온다. 업체들 대부분은 향후 온라인마켓에 더욱 신경을 쓰며 온라인 쇼퍼들의 마음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온라인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은 덕분에 더욱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어 경쟁이 한층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온라인 선두는 ‘순둥이’ 제조사인 ㈜수오미다. 지난해 인터파크 집계에서 물티슈 판매량의 50%를 차지했다. 이번 3월 옥션 집계 결과로도 여전히 1위다. 유한킴벌리 하기스 브랜드는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순둥이는 국내 생산 클라라 원단을 사용한 제품으로, 대기업에 비해 홍보비가 부족함에도 입소문을 타고 고객층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은 수수료·판촉비 부담으로 아직 진출하지 못하지만, 제품의 가성비가 높아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2위는 지난 2009년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함께 만든 아기 전용 물티슈 ‘몽드드’다. 제조일자를 표기하며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작년 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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