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현직 목사가 국민일보 종교국 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일보 및 기자협회 등은 성명서를 내고 해당 목사에게 법의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일보는 목사의 폭력행위가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지부는 ‘목사의 기자 폭행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기자협회는 기사에 불만이 있다고 물리적으로 해당 언론사 기자를 폭행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폭거이자 중대한 범죄라는 등의 말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일보지회와 노동조합은 ‘국민일보는 특정 교단이나 세력의 요구에 휘둘리는 언론사가 아니다’면서 ‘목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자를 폭행했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라도 물리적인 힘을 가해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특히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실었다고 해서, 혹은 원하는 기사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해서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면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진정한 언론이라면 이번 기자폭행 사건과 같은 경우 자신의 입장에서 해당 사건을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해당 언론사가 밝힌 바와 같이 특정 교단이나 세력의 요구에 휘둘리는 언론사가 아니라면, 관찰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고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사라면 이렇듯 자신의 입장만을 관철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 목사의 입장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오직 기사에 불만을 품고 기자를 폭행한 가해자로만 몰아가는 것은 아무래도 탐탁지 않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가 옳고 그른지 시시비비를 가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폭행을 가한 목사도 문제지만 기자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비단 이번 사건 당사자들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옛말에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말이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 난다’는 말처럼 사건의 발단에는 당사자 간에 이미 보이지 않는 문제가 존재했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을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보도하는 언론사 자체도 ‘언론사’라는 감투를 이용해 그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기자 또한 마찬가지다. 기자라는 것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행사하라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진실을 보도하는 것, 사람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리는 것, 불의와 싸워 정의를 세우는 데 앞장서는 것 등이 바로 기자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남들 앞에 나를 내세우는 것이 기자가 아니다. 그렇기에 사건의 진실을 바라보는 예리한 눈을 가진 기자이기 이전에 먼저 인격이 바로 서는 기자가 되어야 한다. 기자가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가 바로 ‘인간성’ 즉, 인격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사는 날카롭지만 기자는 부드러워야 한다.’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이 이러한 마인드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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