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보다 개혁총회가 우선

▲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3일 오후 감리교본부 16층 회의실에서 개혁토론회를 갖고 개혁총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뉴스천지

감리교회 내 변화와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이하 목회자대회)가 3일 오후 감리교본부 16층 회의실에서 감리교개혁토론회를 열고 개혁을 촉구했다.

진광수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개혁총회로 새로운 감리교회를, 재선거로 바른 지도력을 세우자’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백용현 목사는 “현재 우리 안에 있는 문제 즉, 불법을 행할 수 있는 여지가 우리들의 제도와 법에 있다”고 입을 열었다.

백 목사는 “감독회장 선거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고 그 원인은 잘못된 법과 제도에 있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바꾸고 바른 방법으로 새로운 감독회장을 선출해 교회의 권위와 지도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만이 감리교회를 새롭게 세우는 길”이라며 “13일 총실위를 통해 행정총회 소집을 결의하려고 하는 것은 28차 행정총회를 개최하려는 것으로 이 총회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 백용현 목사는 “현재 우리 안에 있는 문제 즉, 불법을 행할 수 있는 여지가 우리들의 제도와 법에 있다”고 말했다. ⓒ뉴스천지
백 목사는 개혁총회의 초법성 논란에 대해서는 “교리와 장정에 근거한 적법한 주장”이라며 “교리와 장정의 법 정신을 외면하고 법 문구에 매이면 모든 것이 불법이나 초법이다”고 말했다.

또한 “재선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총회 후 재선거를 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는 잘못된 선거법에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개혁입법을 통해 선거법을 바꾼 후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선거법을 바꾸지 않으면 또 다른 불법선거를 막을 수 없다. 선거권자가 연급순에 의해 제안되어 있기 때문에 금권선거운동이 가능하다”며 “선거권을 직접 선거제로 바꿔 돈을 쓸 수 없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도 개혁총회를 해야 하는 이유로 ▲선거법을 바꾸지 않으면 영적인 지도력을 세울 수 없다 ▲선거의 방법은 우리 공동체가 결정해야 한다 ▲재선거론과 개혁총회론은 대립되는 주장이 아니기에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 등을 내세웠다.

개혁총회의 역할로는 첫 번째로 ‘감리교회 구성원들의 합의에 근거해 개최한다’를 들었으며, 한시적인 총대 구성 즉, 정회원 목회자 전원과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구성해 감리교회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총대를 구성할 것 등을 강조했다.

‘제28회 총회와 재선거’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유은식(감리교영상선교연구소) 목사는 “제28회 총회 감독선거에서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며 “44%의 득표수를 얻은 김국도 후보는 득표수로는 감독회장인데 교회법은 아니라고 했으며, 고수철 후보는 2등을 했는데 교회법은 감독회장이라고 했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 유은식 목사는 “진정 개혁총회의 필요성을 가진다면 재선거 후 총회를 정상화하고 총회의 개혁총회 결의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천지
유 목사는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단순히 제28회 선거상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감독에 대한 계파, 학연, 지연, 인연 등의 관계로 얽힌 싸움과 법을 지키지 않은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 개혁총회의 필요성을 가진다면 재선거 후 총회를 정상화하고 총회의 개혁총회 결의라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개혁총회라는 것은 교리와 장정 안에는 없는 회의로 개혁총회의 개혁 안이 없이 어떻게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혁총회가 성립되면 완전 새로운 감리교회가 된다. 선거법이 바뀌고 바뀐 법에 의해 치러지는 선거는 재선거의 의미가 사라진다”면서 “법 개정, 그 개혁의 첫 고리는 현재의 법에서 그 열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 개혁은 총회를 정상화 한 후 이뤄가는 것이 법리적인 정신임을 설명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교석 목사는 “감리교 124년 역사 속에서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은 없었다. 지금은 응급상황이다”며 “교통사고로 사람이 위험한 지경에 있는데 교통법규나 제도를 따지기보다 치료가 먼저지 않겠느냐”고 재선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목사는 “전감목에서 재선거를 수용한다는 표현을 했다면 법을 바꾸는 개혁총회보다 재선거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총회 한 번으로 개혁이 되는 것이 아니니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모 목사는 “감리교라는 법인 안에서는 실정법의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끼리 개혁총회를 해서 법을 바꿨다고 해도 실정법에서 무효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실정법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개혁총회를 통해 선거법을 바꾸고 재선거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재선거하는 것에 한해서는 감독대행에게 권한을 줘야 한다”고 의견을 내세웠다.

▲ 김명섭 목사는 “감리교회 개혁을 위해서는 총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천지
김명섭 목사는 “총회재판에서 결정을 내렸으면 사회법정에 갈 필요가 없었다”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감리교회 개혁을 위해서는 총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행정총회와 입법총회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됐다면 개혁총회가 나올 이유가 없었다”며 “개혁을 위해 옷을 찢었으니 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다시 누더기 옷을 입으면 옷을 버리게 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이번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개혁에 대한 열망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법원에서 재선거를 명하자 그 열정이 사라졌다”며 “목회자의 73% 이상이 불만을 품고 있는 제도가 현재 선거제도다. 그렇지만 입법총회 입법구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감리교 현행법이 80%의 감리교 소속 사람들을 소외시킨 법임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소수에 집중되어 있는 권력중심을 분산시키고 금권선거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토론자들의 의견에 대해 유은식 목사는 “감리교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에는 다 같이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젊은 개혁자, 개혁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같이 연구하고 제안하자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누더기 옷(재선거)이라도 입어야 한다면 입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백용현 목사는 “오늘과 같은 토론회는 감리교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며 “서로가 다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어떻게 하나가 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차별이 드러나더라도 그것이 방법을 찾아가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개혁총회는 현 국면의 사태를 수습하는 것만으로 끝내는 게 아니다. 불법이 될 만한 소지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기회에 교회를 새롭게 하자는 것이 개혁총회의 관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감리교 현행법이 문제가 아니라 그 법을 다루는 사람이 문제다’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개혁을 해야 한다’ ‘개혁총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감리교가 되살아나는 길이다’ 등의 의견들이 제시됐다.

개혁총회를 통한 현행법의 재정비이든, 재선거를 통한 감독회장직의 선출이든 간에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감리교회의 변화와 개혁, 이미지 쇄신은 감리교회가 시급히 풀어야 할 당면과제임에는 분명하다.

▲ 김교석 목사는 “지금은 감리교 124년 역사 중 가장 위급한 상황”이라며, 재선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뉴스천지

 

▲ 성모 목사는“재선거하는 것에 한해서는 감독대행에게 권한을 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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