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자 따로 있어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쉬워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구약성경에 나오는 야곱의 12아들 중 요셉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현대적인 옷을 입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4명의 요셉과 3명의 해설자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수천 년 전의 성경 속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또한 어린이 합창단의 청량한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즉석 연주가 무대를 더 풍성하게 꾸몄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요셉 어메이징)’는 분명 성경이야기이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관람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이기 때문에 친절한 해설자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무대를 즐기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구약성경을 바탕으로 한 ‘요셉 어메이징’
어린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무대의 막이 오른다. 귀여운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단번에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요셉 어메이징’은 구약성경 중 창세기 37~45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야곱에게는 12명의 아들이 있다. 그 중 요셉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특한 데다 해몽에도 능력이 있어 다른 형제들을 제치고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야곱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옷을 요셉에게만 선물한다.
이런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 형제들은 요셉을 이집트 노예로 팔고 야곱에게는 요셉이 죽었다고 말한다. 이집트 대부호 포티파(보디발)의 노예가 된 요셉은 성실함으로 주인의 신뢰를 얻지만 포티파(보디발)의 부인의 모함으로 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신통한 해몽 능력으로 유명해져 이집트 왕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기까지 이른다.
이후 파라오의 신뢰를 얻어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은 극심한 가뭄으로 굶주리고 있는 형제들을 만나게 된다. 요셉은 자신을 팔아버린 형제들의 마음이 변했음을 알아채고 자신이 요셉임을 밝힌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요셉 어메이징’은 그 명성답게 화려한 조명과 LED 배경, 특수효과가 특징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은 탭댄스와 디스코, 덤블링, 탱고 등의 춤동작을 선보인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성경이야기를 재미나게 각색한 뒤 익숙하면서도 신이 나는 멜로디를 더해 2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공연이 지루할 틈이 없다.
4명의 각기 다른 ‘요셉’과 ‘해설자’를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발라드의 황태자 조성모, 뮤지컬배우 송창의, 그룹 부활의 보컬 정동하, 제국의 아이들이자 드라마 ‘해품달’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유명세를 떨친 임시완 등이 요셉으로 분한다. 또 관객에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뮤지컬을 이끄는 해설자 역으로 최정원, 김선경, 리사가 트리플 캐스팅 됐다. 어떤 요셉과 해설자의 공연을 보느냐에 따라 그 재미가 다르다.
극에 감초가 되는 인물은 조남희와 이정용이 맡은 ‘파라오’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파라오는 이집트의 왕이지만 근엄한 모습보다는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선데이 타임스’에서도 호평받은 작품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 등 세계를 평정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극작가 팀 라이스 (Timothy Miles Bindon Rice)의 작품이다. 1968년 기독교인이었던 웨버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학예회용 작품을 만들었다.
그 작품은 바로 성경에 등장하는 요셉과 형들의 이야기를 다룬 팝 칸타타 형식의 작품 ‘요셉과 놀라운 색동옷(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이다. 당시 15분짜리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선데이 타임스’에서 호평을 받아 웨스트민스트 센트럴 홀에서 공연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후 1976년 2막짜리 뮤지컬로 다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토니 어워드 6개 부문 노미네이트 ▲드라마데스크 어워드 3개 부문 노미네이트 ▲로렌스올리비에 어워드 6개 부문 노미네이트 등의 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공연 횟수도 무려 전 세계적으로 2만 회 이상으로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