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서 10대 소녀 환자가 다른 환자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서울의 한 시립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방모(22)씨와 김모(14) 군 등 10대 4명이 김모(16) 양을 자신들의 병실로 불러 성폭행했다. 일당 4명 중 전모(14)군이 병실 앞에서 망을 보는 동안 다른 3명이 김 양을 번갈아 성폭행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틀 후인 30일에야 김 양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고 다른 시립병원으로 옮겨 치료했다.

방 씨는 정신분열증, 10대 공범 3명은 행동발달장애로 지난 4, 5월 입원했으며, 모두 정신장애 등급 없는 가벼운 증세의 환자로 알려졌다.

병원 규정상 취침 시간대에는 모든 환자는 이동할 수 없게 돼 있다. 경찰은 김 양이 같은 층에 있는 남자 병동을 취침 시간에 이동한 점과 야간 현장 근무자를 두게 돼 있는데도 장시간의 집단 성폭행을 알아차리지 못한 점은 병원 측이 환자관리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건 발생 당시 근무일지에는 간호사와 남자 보호사가 1명씩 배치돼 현장 감독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지만 실제로 이들이 환자들의 야간 이동상황을 제대로 감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이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당시 근무자 2명 등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직무유기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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