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대화·타협 필요. 모든 문제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것 큰 잘못”

▲ 정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을 방문한 쌍용차 노조원 가족의 손을 붙잡고 위로하고 있다. ⓒ뉴스천지

“무엇보다 사춘기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힘 있는 사람들에게 밀려 정리해고 위기에 있는 아빠를 보며 아이들이 장래희망의 끈을 놓으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 10명이 30일 정진석 추기경을 찾아 다급한 심경을 전했다. 정 추기경은 갑작스럽게 방문한 가족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끝까지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명동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이뤄진 20여분의 면담은 사태해결을 바라는 간절함과 위로가 오가는 자리였다.

노조원 부인들은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다급하고 간절한 마음에 오게 됐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약속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저희를 추기경님께서 이렇게 만나주시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평택 현장이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임을 호소하며 정 추기경 앞에서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노사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의약품부터 음식물, 식수까지 공급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토로하면서 최소한 인권적인 차원에서 물과 음식, 약품만이라도 안으로 전달되면 좋겠다는 뜻을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모든 문제를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이것은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로의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문제 해결에는 인내를 바탕으로 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어떤 문제라도 서로 함께 해결 방법을 찾으면 꼭 길이 있을 것이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번 문제가 폭력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는 기도로 만남을 마무리했다.

▲ 가족들과 면담의 자리를 갖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정 추기경은 원만한 사태 해결을 바라는 기도를 드렸다.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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