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산성 중 최대 시설 보유

▲ 남한산성 남문, 남한산성, 동쪽 암문, 서문 누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사적 제57호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올린 신청서가 접수됐다.

경기도는 지난 1월에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세계유산위원회 사무국)에 제출했으며, 지난 6일 접수 확인이 됐다고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남한산성에 관한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회(ICOMOS)의 사전 예비실사가 6월까지 진행된다. 이후 1차(7~10월)와 2차(11월~2014년 1월)에 이어 각각 평가가 이뤄진 뒤 내년 6월에 등재 여부 최종 심의가 진행, 결정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2009년 3월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을 구성해 남한산성 문화재 관리 전담을 두고, 행궁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후 2011년에 문화재청으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우선 등재 대상으로 남한산성이 선정되자 2012년에 남한산성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경기도, 문화재청, 경기문화재단 등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남한산성은 조선 도성(都城) 남쪽을 지키던 산성으로, 현재 동·서·남쪽 문루와 장대·돈대·암문·우물·보·누 등의 방어시설과 관청, 군사훈련시설 등이 남아 있다.

‘이괄의 난’을 겪은 1624년(인조 2년)에 인조에 의해 여장(女墻, 성 위에 낮게 쌓은 담) 1897개, 옹성(甕城, 성문의 앞을 가리어 적을 방어하는 작은 성) 3개, 성랑(城廊, 성 위에 세운 누각) 115개, 문 4개, 암문(暗門, 누각 없이 적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만든 작은 성문) 16개, 우물 80개, 샘 45개 등을 갖췄다.

이후 순조 때에 이르기까지 각종 시설이 정비됐으며, 우리나라 산성 가운데 시설을 완비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개보수가 지속 이뤄져 오늘에 이르렀다.

경기도는 남한산성이 ▲동아시아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군사유산이란 점 ▲성벽이 능선을 둘러싸고 있는 초대형 포곡식 산성으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변화가 결집된 형태라는 점 ▲외침에도 굴하지 않은 조선의 자주 정신이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에서 세계 유산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남한산성에 관한 일부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70년대 1차 복원을 바탕으로 한 재복원에 가까워 실사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차 복원 당시 역사적 고증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올해 도에 책정된 복원 관련 예산 일부도 삭감돼 실사를 앞둔 시점에서 복원사업 성과에 관한 염려도 적지 않다.

이에 도는 (남한산성에 관한) 예산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등재신청 접수가 완료됐고, 예비실사를 앞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차질이 없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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