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인선 기자] 현대·기아차가 엔진 소음은 줄이고 운전자가 원하는 엔진음을 선택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항공기와 잠수함 등에 쓰이는 첨단 기술을 응용한 ‘능동제어 소음저감 기술(ANC, Active Noise Control)’은 차량 내 감지센서를 설치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 흡·배기음 등 각종 소리의 주파수, 크기, 음질 등을 분석한 후에 스피커를 통해 역파장의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상쇄시킨다.
일명 ‘소리로 소음을 잡는 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주행 시 엔진 부밍 소음을 10~20㏈ 정도 줄일 수 있다. 현재 상용화 테스트 중이다.
또 차량 소음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던 고가의 특수기구나 차체 보강재를 줄일 수 있어 차량 전체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와 연비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운전자가 원하는 엔진음을 선택할 수 있는 ‘주행음 구현기술(ASD, Active Sound Design)’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해 마무리 테스트 중이다.
운전자 맞춤형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ASD 기술은 내장된 사운드 컨트롤러를 활용해 동일차량에서 일반주행·스포티주행·정숙주행 등 다양한 주행모드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신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소리의 주파수, 크기, 음질을 음악적 기준에서 분석해 차량의 특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자동차 소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파워트레인, 차체, 전자, 소재 개발 등 연구소 전 분야에 걸쳐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리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 사운드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운전자가 생각하는 미래의 자동차 사운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등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열린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청각은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감각”이라며 “정숙성에 충실하면서 내 집 같은 편안함, 운전의 즐거움, 현대·기아차 브랜드를 담은 종합적 자동차 사운드를 개발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