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예전 ‘가족오락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고요 속의 외침’이라는 코너가 큰 인기를 끌었다. 팀 구성원들 모두 음악이 나오는 헤드폰을 쓰고 제시 단어를 마지막 사람에게까지 정확히 전달해야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타 프로그램에서도 몇 번 이 게임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난자완스’라는 단어가 ‘단자관시’ ‘관자놀이’로 바뀌어 전달되는가 하면 ‘안주일체’는 ‘안주인상’에서 ‘할 수 있다’로 전혀 엉뚱하게 전달되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커뮤니케이션도 이와 같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100% 잘 전달되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난자완스’가 ‘관자놀이’로 전달되는 것처럼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C사는 최근 전 임직원에게 ‘사내용’ 스마트폰을 지급했다고 한다. 사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며, 업무 효율과 빠른 소통을 위해 모든 직원이 한 개 층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옥을 이전하기도 했다.

H리조트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SNS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조직 구성원 간의 빠른 업무 전달은 물론 다양한 직무에 종사하는 직원 간 업무 이해도를 높여 즐거운 소통을 활성화하고자 한 것이다.

사내에서 생기는 문제의 대부분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개발 업체 A사는 얼마 전 신규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알고 보니 서비스 기획 담당자가 타 부서 요청 업무를 먼저 처리하느라 정작 자신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팀 간 그리고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타 팀의 협업 요청이 부서 내에 제대로 공유됐다면 업무 간 일정 조율을 통해 신규 서비스 오픈 일정이 미뤄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판촉물 업체 J사는 주문 받은 물품을 다른 곳에 전달해 곤혹을 치렀다. 판촉물을 주문했던 기업이 물품을 받을 장소를 변경했는데 영업관리팀에서 배송 담당 직원에게 변경 요청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기업의 81%가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 4개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성공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조직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창조성이나 혁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의 경우 조직 분위기가 점차 폐쇄적으로 바뀌어 결국에는 각종 문제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앞서 본 사례들처럼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성화를 위해 동참하려는 직원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사내에 그룹웨어를 구축하고, SNS를 운영한다고 해도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 사회를 소통의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원활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아울러 사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업과 직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