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점거 노조원들에게 물과 음식물 반입이 중단된 지 2주째가 되면서 노조원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과 사측은 물 공급을 차단하면서 노조원들의 생명을 담보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지난 17일 음식물 공급을 차단한 데 이어 20일 물과 가스까지 공급을 중단했다. 수일간 물과 음식물을 공급받지 못한 노조원들은 갈증과 굶주림, 배변 문제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태다. 또 일부 노조원은 건강이 악화되고 있지만 의약품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비판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등 30여 시민단체들은 28일 “도장공장에 대한 물과 음식물, 의약품 반입 차단으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민주노동당도 “전쟁 시에도 물과 음식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절규하는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예수살기 등 종교계에서도 29일 “쌍용차와 정부는 노동자들에 대한 적대행위를 거두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물·음식·의약품의 공급을 촉구했다. 쌍용차 노조원에 대해 인권적 처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우려하는 일은 이번 쌍용차 사태가 제2의 ‘용산참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궁지에 몰리고 악에 받친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적에게 퇴로를 주면 싸움을 피할 수 있는 것처럼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작은 숨통이라도 트게 해준다면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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