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탐스슈즈를 꿈꾸는 남자

▲ 사회적 기업 ‘나눔스토어’ 강진원 대표
“전 직원이 월급의 1%를 기부해요”
“일회성 화환 대신 이젠 쌀 나눠요”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나눔이란? 내가 필요하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나누는 것 그리고 습관입니다.”

사회적기업 나눔스토어 강진원 대표의 말이다. 강 대표는 법무법인 세한의 변호사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업무 특성상 화환이나 난을 주고받는 일이 많다”면서 “주고받을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에 생각한 것이 ‘나눔스토어’다.

전국망인 ‘나눔스토어’는 10억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아닌 ‘나눔’을 목표로 2011년 4월 설립됐다. 나눔스토어는 행사 후 버려지는 일반화환 대신 ‘나눔쌀화환’으로 축하도 하고 기부도 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회사정관에 이익의 70%이상을 기부한다고 정해져있는 만큼 시작부터 지금까지 아무리 어려워도 기부는 잊지 않고 꾸준히 해왔다고 그는 밝혔다.

일반인의 의식 속에는 화환하면 꽃 화환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선뜻 쌀화환을 권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일반화환의 화려함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 대표는 포장에 많은 인력을 투자했다.

강 대표는 나눔스토어 대표답게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회사가 성장해도 보수를 받을 생각이 없단다.

쌀화환을 받은 사람이 무조건 기부를 하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축하받은 사람의 동의가 있을 때 기부하는 것”이라며 “기부는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 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쌀화환에 ‘나눔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넣는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밥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무료급식소’를 찾아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나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는 강 대표. 사실 그도 나눔스토어를 시작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다.

먼저는 꽃 화환에서 쌀화환으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문제였다. 좋은 취지이지만 동참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일을 쉬지 못하는 것은 ‘나눔’에 동참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해병대 복무를 마친 현빈은 쌀 화환 4.35톤을 독거노인 및 결식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했다. 현빈이 기부한 4.35톤의 양은 굶주리는 아이들 3만 6000명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다.

강 대표는 어려운 이웃이 혜택 받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더불어 쌀 화환을 주고받는 이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나눔스토어와 MOU를 맺게 되면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요. 앞으로 나눔스토어는 쌀 화환뿐 아니라 ‘자연의 가게’를 통해 나눔을 더욱 실천하려고 해요.”

‘자연의 가게’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친환경 유기농 상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한 나눔스토어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그 구매는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들을 위한 나눔으로 연결되는 행복한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나눔스토어는 단순히 상품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쇼핑몰이 아닌 ‘나눔문화’를 실천하는 좋은 기업, 아름다운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들은 월급의 1%를 기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부성적도 괜찮다. 설립된 지 1년 만에 나눔스토어에서 쌀 화환을 구입한 연예인이 기부한 쌀만 20톤이 넘는다. 사회적기업인 만큼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금의 대부분을 기부해 지난해 자체적으로 기부한 쌀만 9톤, 현금기부액은 7000만 원이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 그는 나눔스토어를 ‘나눔포털’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실생활에 사용하는 상품을 기부와 더 많이 접목시켜 나갈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탐스슈즈를 꿈꾸고 있다. 미국의 신발업체 탐스슈즈는 고객이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 신발을 맨발로 다니는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탐스슈즈를 꿈꾸는 강 대표. 그의 나눔이 그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