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우리나라 비구니 스님들은 자신이 제도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종교와젠더연구소는 비구니 스님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불교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설문조사에서 비구니 스님 대다수는 비구니 스님들을 차별하는 종단의 제도가 포교 등 불교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구니 스님들은 ‘종헌종법 등 제도적 차별이 대중포교에 방해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85.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비구니 스님은 8.5%에 그쳤다.

비구니 스님들이 종단 운영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72.3%가 ‘비구니 스님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계종 종헌종법에는 종정을 비롯해 총무원장, 호계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교구본사 주지 등 대표직 자격은 거의 모두가 비구로 한정하고 있다.

중앙종의회 위원도 81명의 위원 중 비구니 위원은 10명뿐이다.

이 설문에 참여한 비구니 스님들은 비구니 스님의 종단 참여 확대 방안으로 80.5%가 종헌 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모든 선거에서 비구니 스님의 참종권을 보장해 비구니 승가의 위상과 역할을 높여야 한다는 답변에는 거의 모든 비구니 스님(95.1%)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종단의 관련 제도를 개선할 방법으로는 ‘중앙종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기대를 건다’는 의견이 92.6%로 집계됐다.

이 설문은 지난해 3월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와 중앙종회 비구니 의원, 종교와젠더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 ‘비구니 승가의 위상과 역할’ 이후 참석한 비구니스님 8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한편 조계종 전 문화국장 묘청스님도 비구니 스님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비구니 스님 1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설문조사에서 비구니 스님들은 10명 중 3명이 비구 스님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존중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여성비하 발언을 들은 비구니 스님도 1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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