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숫자

▲ 시인 최일걸

하나가 둘이 된다는 것은
슬프고 무서운 일입니다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런 자식을 품에 안은 어미는
하나로 돌이키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미가 자식을 성장시킨다는 것은
하나로 올곧게 독립시키기 위함입니다
한사코 붙잡고 놓고 싶지 않은 게
자식이지만
완벽하게 떨어뜨려놓고
먼발치에서 자식을 지켜보는 어미는
결코 하나가 아닙니다
어미는 자식을 하나로 우뚝 세우기 위해
자신을 지워버립니다
어미는 언제나 자식을 향해 열려 있는
0일 따름입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