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28일 미아동에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개장했다. 매장 직원들은 홍보하랴 오픈행사로 물건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사은품을 나눠주랴 쉴 틈 없이 바쁘다. 2천 원도 안 되는 양파 묶음 등 저렴한 가격표가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건너편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있다. 이날 개장한 이마트 에브리데이보다는 한산하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은 아주머니들이 지나가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들른다.

반면 한 달 전에 개업한 슈퍼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 슈퍼 주인은 이날 개업한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보며 깊은 한숨을 쉰다. 주인은 “대기업이 우리 같은 영세 상인들의 몫까지 빼앗는다”며 “아직 개업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다”며 근심을 토로했다.

 

▲ 28일 이마트 에브리데이 미아점이 개점했다. ⓒ뉴스천지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요즘 말이 많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다. 대기업 유통 측이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 이어 슈퍼마켓 사업까지 진출한 것.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58곳, 롯데슈퍼 147곳, 이마트 에브리데이 8곳 등 모두 313개의 SSM이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기존의 슈퍼마켓과 같이 접근성이 쉬우면서 대형마트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이에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측은 “우리같은 중소형 슈퍼마켓은 대기업만큼의 기본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들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형 슈퍼마켓까지 들어서니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에 따르면 기업형 슈퍼마켓이 입점한 후 중소형 슈퍼마켓의 하루 평균 고객 수가 37% 감소했고 매출액도 34% 줄어들었다. 중앙회는 소매업체들의 97.1%가 기업형 슈퍼마켓과는 경쟁하기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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