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봄 충북 제천시

▲ 김새봄 충북 제천시
저는 21살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사춘기입니다.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껴서 ‘아픈 샌드위치’라고 생각하며 우리집 투덜이 역할을 해왔습니다. 좋은 것은 늘 언니에게, 부모님의 보살핌은 늘 동생에게, 동생과 싸우면 따끔한 회초리는 나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했을 법한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주워온 자식인가’ ‘우리 엄마는 새엄마일 것이다’ 등, 그러고 보니 언니는 아빠를 닮았고, 동생은 엄마를 닮았습니다. 저는 누구를 닮았냐고요? 주위에서는 엄마와 아빠 반반씩 닮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요인 아닌 요인들로 저의 17살 사춘기가 시작됐습니다. 엄마에게 말대꾸하고, 소리지르고, 문을 쾅 닫고, 동생과 싸우고…. 모든 게 서러웠고, 짜증났고, 귀찮았습니다. 언니가 부럽고 얄미웠습니다. 동생이 짜증나 심한 말로 화풀이를 했습니다. 사춘기는 심해져만 갔고, 결국 저는 부모님의 큰 근심거리가 됐습니다.
사실 전 제 말에 마음이 아파 방에 들어가 우는 엄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독한 마음은 풀리지 않고 자꾸 성질만 나 저도 괴로웠습니다. 아마 세상의 모든 둘째들은 제 마음에 격하게 동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래위로 무거운 샌드위치의 아픔을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사춘기를 벗어나는 중입니다. 이제야 깨닫는 건 지금까지 느꼈던 서러움과 아픔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철없는 생각과 행동에 아팠을 부모님이 언니와 저, 남동생에 눌린 샌드위치였습니다.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 엄마가 많이 아픕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점점 몸이 쇠약해져 이 병원 저 병원 다니시며 힘들어하십니다. 엄마가 아프다고 하실 때마다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죄송한 마음을 전달합니다. 엄마가 이 글을 보시고 잠시라도 웃으시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건강하길 간절히 기도하는 중입니다.
엄마 아프지 마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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