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분열되고 갈라지고 나뉘어질 대로 나뉘어져 더 이상 나뉠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속된 표현으로 바닥을 쳤다. 흔히들 말하는 유일한 분단국, 어쩌면 아주 작은 고을과도 같은 분단의 현장에서 또다시 동과 서, 세대 간, 계층 간, 노사 간, 빈부 간, 심지어는 종단 간, 그 종단에서 다시 종파 간,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 결과 생각이 다르니 추구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즉, 요즘 신앙인들이 말하는 말세사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말세가 왔으니 모든 것이 끝장나야 하는 건가. 그것은 아니다.

예부터 내려오는 아주 좋은 말이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송구(送舊)’는 끝내고 보내야 할 시대니 새로운 시대를 즐거이 맞이하고 받아들이라(迎新))는 의미다. 그래서 송구영신 하면 곧 ‘호시절(好時節)’이 된다. 즉, 오늘날과 같이 희망도 미래도 점칠 수 없는 칠흑 같은 시대에서 도래할 빛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빛이 곧 새 시대요 호시절이다.

호시절이 오니 시기하고 질투하고 훼방하는 역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호사다마(好事多魔) 즉, 호사 뒤엔 마가 있게 마련인가 보다.

그렇기에 헤쳐가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 호시절을 누릴 자는 바로 마와 싸워 이겨낸 자들의 몫이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시대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동양의 교훈에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고, 성서에선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말씀이 있다. 즉, 새 시대는 깨달은 자들에 의한 노력의 결과임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반목과 대립과 투쟁의 양상 속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이 시대,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고민하는 편파와 편향의 의식에서 탈피, 통합하고 봉합하는 일에 앞장설 때다.

사회는 국민을 위한다는 구호를 앞세워 자신과 조직의 배만 불리고, 각 종단과 종파는 신도들을 위한다 하면서 자신들의 명예와 교권을 키워가는 거짓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어느 시대고 사회가 있고 종교가 있다. 사회와 종교의 관계는 대등의 관계도 협력의 관계도 사실은 아니다. 종교(宗敎)라 함은 한자의 뜻과 같이 하늘의 것을 보고 가르치는 것이기에 으뜸가는 교훈 또는 가르침이다. 사회 즉, 세상의 학문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세상에서 육법전서를 통달한 판검사라도 하늘의 것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정한 종교라면 사회를 리드하고 교화해 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교수의 지적과 같이 사회가 종교를 외려 걱정하고 염려하는 지경에 놓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시대가 분열과 편파와 편견의 수렁에서 통합과 화합의 희망으로 나오기 위해선 바른 종교가 서야 한다는 당위성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종교가 바로 서면 사회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선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나만 옳고 남은 틀리다는 가치관에서 철저히 벗어나야 한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정확히 구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다른 것은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틀린 것은 인정해선 안되나 다른 것은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가운데서 통합과 화합이 이어지고, 이로써 새 시대를 열어갈 합당한 해답을 발견하고 나아가 공유하여 함께 새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초일류국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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