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전시관 개관 준비 특별전 ‘서울, 도성을 품다’

▲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특별전 ‘서울, 도성을 품다’에서 만날 수 있는 한양도성의 모습(왼쪽), 성벽 훼철 후 문루만 남은 남대문 주변(오른쪽 위), 흥인지문의 야경 (사진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한양도성은 500여 년간 수도 서울의 울타리 역할을 했다. 도성 민(民)의 삶 속에는 도성 문(門)이 여닫히는 주기적인 시간에 따른 질서가 존재했다.

최근 서울 한양도성의 중건부터 수난, 재발견과 재건에 이르기까지 도성의 역사와 현재를 살필 수 있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와 현재 도성 내ㆍ외부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한양도성전시관 개관 준비 특별전 ‘서울, 도성을 품다’를 21일부터 5월 19일까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지하 1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도성의 탄생과 운영’ ‘도성의 훼손과 수난’ ‘훼손의 대상에서 복원의 대상으로’ ‘순성-도성 내ㆍ외부 모습 조망’ 등 네 부분으로 구성해 서울 한양도성에 함축된 다양한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첫 번째 주제인 ‘도성의 탄생과 운영’에서는 태조 때의 도성 축조와 완성, 그리고 이후 역대 왕을 거치며 정비된 도성 체제 완비의 역사적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한양도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조선시대 옛 지도’, 각자성석 탁본 ‘崗字 600尺’ 등이 전시된다. 특히 지금도 잘 남아있는 한양도성의 각자성석은 조선시대 도성 축조에 공사실명제가 도입됐다는 직접적 증거다. 천자문의 48번째 글자 ‘崗’은 한양도성의 48번 구간이며, 길이가 6백 척이라는 의미이다.

두 번째 코너 ‘도성의 훼손과 수난’에서는 근대기 엽서와 지도, 신문기사를 통해 경성의 도시구조 재편과 교통 발달이라는 명분 아래 일제강점기 한양도성이 파괴돼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한양과 다른 지역을 구분 짓는 경계였던 도성은 근대화의 격랑 속에서 도시발달을 저해하는 전근대적인 요소로 인식돼 수난을 겪었다.

일제는 도로를 낸다는 명목으로 성과 성문을 허물었고, 한일병합 이후에는 조선신궁과 동대문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도성을 무너뜨렸다. 또 해방 이후에는 독재정권의 통치, 반공 이데올로기 전파, 개발을 위한 도성의 사유지화, 한국전쟁 이후 빈곤 등으로 인해 도성이 계속 허물어졌다.

‘훼손의 대상에서 복원의 대상으로’ 코너에서는 성벽정비지도, 복원사업·개방 관련 영상 등을 통해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는 한양도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실 중앙에 설치된 영상을 통해 외사산과 내사산을 형상화한 도성을 돌아보며 도성 안팎에서 본 서울 한양도성의 모습과 성벽에서 바라본 도성 안과 밖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전시의 마무리에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온 한양도성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 2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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