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자사의 의견 피력하기 위해 신경전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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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동통신 3사의 2013년판 주파수 전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에 ‘주파수 할당방안’ 관련 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잠시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휴전과 동시에 이통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주장을 정부에 관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주파수 할당안이 결정되기까지 이통사 간 눈치작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안의 2블록’ 놓고 이통사 이견차 ‘팽팽’

방통위가 그간 사업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세 가지 ‘주파수 할당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방안을 둘러싼 사업자 간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방통위는 이통 3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해 할당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18일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역시 이통사 간 의견차만 확인했을 뿐 방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1안은 1.8㎓ 대역(35㎒폭)을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2.6㎓ 대역(상‧하향 각 40㎒폭)을 SKT와 KT 주파수 경매 방식으로 할당하는 방법으로 SKT와 LG유플러스가 강력하게 지지
하고 있다.

2안 은 1.8㎓ 에 1개(35㎒)와 2.6㎓에 2개(상하향 각 20㎒씩) 블록을 3사에 경매로 할당하는 방안이다. 3사 모두 원하지 않는 방법이다.

가장 말이 많은 3안은 1.8㎓에서 2개(35㎒, 15㎒), 2.6㎓에서 2개(상하향 각 20㎒씩) 총 4개의 블록을 경매로 할당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문제의 2블록이 포함돼 있다. 2블록은 1안과 2안에는 없는 KT가 보유한 주파수 인접지역(상 향 1735~1740㎒, 하향 1830~1840㎒)을 말한다.

방통위는 3안에 ‘KT가 2번 블록을 낙찰받을 경우 경쟁력 불균형 완화를 위해 2013년 말까지는 수도권에서만, 2014년 6월까지는 5대역 광역시에서만, 이후에도 84개 시까지만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2블록이 포함된 3안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2블록을 KT가 가져갈 경우 타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주파수 광대역화를 실현해 ‘공정경쟁 저해’와 ‘독과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기존 1위 SKT, 2위 LGU+, 3위 KT로 형성된 LTE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SKT와 LG유플러스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기업의 존폐가 달려있는 이슈’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3안을 반대했다.

하지만 KT는 3안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이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으면 다른 대역에 LTE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광대역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 “논의 재개되기 전까지 의사 적극 피력할 것”

이통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방통위는 해당 건을 20일 회의에 부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새정부 출범 전 올해 있을 주파수 경매와 관련한 ‘주파수 할당방안’을 결정짓지 못한 채 다음 정부로 역할을 넘기게 된 것이다.

할당방안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이통사는 이로써 정전에 들어간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신경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3안 관철을 막아야 하는 SKT와 LG유플러스가 정부를 향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의사를 밝혔다.

하성호 SKT 상무는 “현재 SKT는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주파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우선 기술적으로 트래픽 증가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자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호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다시 한 번 검토했던 사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라며 “공정경쟁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주파수의 광대역화,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현재 제시된 방안보다 더 합리적이고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고려할 의사가 있다”며 “주파수 할당 정책이 어떤 기관으로 이관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진행상황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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