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안이 가장 효율적”… SKTㆍLGU+ “3안 절대 안 돼”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롱텀에볼루션(LTE)용 주파수 할당방안을 놓고 이통 3사가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방통위가 제시한 3가지 방안에 대한 각사의 입장을 들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통3사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어떤 사업자가 주파수의 어떤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LTE 광대역화가 가능해져 향후 LTE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제시한 할당방안은 세 가지다. 1안은 1.8㎓ 대역을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2.6㎓ 대역을 SKT와 KT 주파수 경매 방식으로 할당하는 것. 2안은 1.8㎓에 1개와 2.6㎓에 2개 블록을 3사에 경매로 할당하는 방안이다.

3안은 1.8㎓에서 2개, 2.6㎓에서 2개 총 4개의 블록을 경매로 할당하는 방법이다. 단 3안은 ‘KT가 2번 블록을 낙찰받을 경우 경쟁력 불균형 완화를 위해 2013년 말까지는 수도권에서만, 2014년 6월까지는 5대역 광역시에서만, 이후에도 84개 시까지만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1안을 지지했고, KT는 강력하게 3안을 지지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SKT와 LG유플러스는 KT가 지지하는 3안 수용에 대해 난색을 보이며 반기를 들었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하성호 SKT 상무는 “방통위가 제시한 세 가지 안 모두 이통사가 광대역 할당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3안을 주장하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안이 채택돼 KT가 2블록에 있는 주파수를 할당받게 될 경우 기존 LTE 서비스에 사용하는 주파수 인접지역이기 때문에 빠르게 주파수 광대역화를 실현해 시장 독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 역시 동일한 이유에서 3안을 반대했다. 더불어 강학주 상무는 “3안의 경우 주파수 할당 후 주파수 활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할당의 효율성은 모르겠지만 이미 할당된 주파수를 활용하는 면에서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3안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KT는 ‘공정경쟁을 저해한다’고 말하는 경쟁사의 의견에 반박했다.

김희수 KT 상무는 “3안은 3사 모두 1.8㎓ 대역에서 광대역화를 할 수 있게 해준다”며 “3안이 채택되면 KT가 인접대역 주파수를 얻어 즉시 2배나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KT가 인접지역인 2블록을 할당받지 못할 수도 있고, 할당받아 LTE 광대역화를 추진하게 되면 오히려 경쟁사도 이를 따라잡기 위해 설비기반 경쟁을 일으켜 LTE 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각사의 광대역화가 촉진돼 소비자에게도 더 빨리 서비스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번 주파수 할당방안을 둘러싼 이통사 간 의견 대립의 핵심에는 1.8㎓ 주파수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LTE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주파수를 보면 1.8㎓와 2.6㎓가 비슷한 비율로 상용화됐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1.8㎓ 중심으로 LTE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KT는 1.8㎓로 LTE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SKT와 LG유플러스는 1.8㎓ 주파수를 LTE 보조망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3안이 채택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어느 회사가 LTE 주파수 광대역화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느냐가 갈린다.

3안이 채택돼 KT가 1.8㎓ 인접 주파수를 얻어갈 경우 타사에 비해 광대역화를 빨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사용하던 단말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단말기 수급에 대한 문제도 없다.

하지만 SKT와 LG유플러스는 2.6㎓를 할당받아 광대역화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수조 원의 인프라 비용이 투자된다. 게다가 2.6㎓ 주파수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확보해야 한다는 단말 수급의 문제도 떠안게 되는 것이다.

LTE 서비스는 광대역화 정도에 따라 서비스 품질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LTE 시장에서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방통위가 어떤 할당방안을 채택할지 확정하기 전까지 이를 둘러싼 이통사 간 신경전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방통위는 이달 중으로 주파수 할당방안을 결정하고 오는 4월 중에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진행되는 주파수 경매 방식은 밀봉입찰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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