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운석 조각 비처럼 섬광‧폭발음 이어져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운석우(隕石雨)’가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지역에 떨어져 700여 명이 다쳤다. 운석우는 큰 운석이 지구로 낙하하면서 대기 상층부에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불타는 상태로 비 오듯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5일(현지시각)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재난 당국인 비상사태부는 오전 9시 20분께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州)에 운석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당국은 인근 스베르들롭스크주와 튜멘주 등에도 일부 운석 조각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하늘에서 흰 섬광이 번쩍이며 날아가더니 강력한 폭발음이 몇 차례 들렸고 뒤이어 불타는 작은 물체들이 연기를 내며 상공을 길게 날아 땅으로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수업 중 운석우를 목격했다는 교사 발렌티나 니콜라에바 씨는 “그런 섬광은 생전 처음 봤다. 마치 종말 때에나 있을 법한 불덩이였다”고 말했다.

이날 첼랴빈스크주 주정부는 운석우로 인해 병원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어린이 159명을 포함, 부상자가 모두 725명이라고 발표했다. 주정부는 “부상자 가운데 31명이 입원했다.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부서진 건물 창문 유리에 맞아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석은 대기권에 진입, 폭발하면서 그 충격파를 일으켜 건물 유리를 파괴한다.

일부지역 주민들은 뜻밖의 운석우에 놀라 긴급 대피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떤 목격자들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오인해 관계 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치코프 비상사태부 장관을 현지로 급파해 재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한편 러시아에선 지난 1908년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뒤 100여년 만에 운석우가 재발했다. 캐나다에선 지난 2000년 운석우가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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