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광주시 동구)

 
어린 시절 초등학교 시절에는 서당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이 하얀 수염을 기르시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문과 생활예절을 교육시켰다. 3개월의 짧은 교육이었지만 어린 마음에 어른이 되면 훈장님과 같이 청소년들에게 생활예절 등을 가르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집은 평소는 물론 크고 작은 행사가 있으면 이웃에 사는 장애인가정에 떡과 음식을 대접하곤 하였다. 이러한 풍속을 통해 나눔의 따뜻한 정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효행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되짚어 본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시로 나와 자취생활을 시작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골목길 청소부터 시작했다. 동네 어르신들의 칭찬을 들으면 더욱 신이 나서 열심히 하였다. 운동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하니 힘이 들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도 하나 둘씩 나와 마을 청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매주 한 번씩 시골에 가면 쌀과 반찬을 가져오는데, 주위에 어려운 친구들이 밥을 먹지 못하고 굶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쌀과 반찬을 갖다 주었더니 놀라면서도 고마워했다. 그리고 주위에 노인이 혼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쌀을 갖다 드렸는데 손자처럼 여기며 칭찬하고 예뻐해 주셨다.

이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후 3년의 국방의무를 마치고, 친척의 소개로 직장에 다니게 되었다. 주말이면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찾아 음료수 간식을 들고 찾아가면 무척 좋아하셨다.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매월 봉급을 쪼개어 퇴근 후에는 경로당 2군데를 지정하여 매주 1회씩 음료수와 간식 등을 준비하여 위문활동에 나섰다. 경로당에 가면 20여 명의 노인들이 모여 앉아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의 방문을 아들처럼 반기면서 칭찬을 해주셨다. 평소에 외로움을 가지고 있었던 노인들은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면서 “요즘 젊은이가 아니다”라고 칭찬해 주셨다. 매주 경로당을 방문하여 구두를 닦고 청소하고 말동무도 해 드렸다. 이후 정이 들면서 내 부모님처럼 모시게 되었으며, 어르신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면서 주부 청소년들에게 한글 및 한자 학습을 실시하였으며, 효자효부도 발굴하여 시상도 하고 기념품도 후원하였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동료들이 같이 하자는 여론이 있었다. 반가워하면서도 단체로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1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면서 전국 제일의 모범단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였다. 동료들에게도 어렵게 단체를 만든 이상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당부와 협조를 구했다. 이후 회원들이 5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동참의식을 보여 주었다. 모두들 순수하게 봉사하는 우리들을 보고 격려와 칭찬도 해주었다. 여러 사람과 공동체 의식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었다. 봉사활동 중에서도 경로봉사를 제일로 삼고 봉사활동을 하였다. 이후 지역사회 모범 공헌 활동으로 각 사회단체로부터 표창과 감사패 등을 받기도 하였다.

2000년 서울과 경기도 생활을 끝으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임대 아파트가 많아 부부들이 직장에 가면 남은 청소년들이 시내를 방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방과후 활동으로 참된 의미의 자원봉사의 의미를 알려주고 취지에 동감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경로당을 찾았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어른들도 오지 않는 경로당에 어린 청소년들이 찾아왔다”라며 손주처럼 바라보면서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청소년들의 예절관리를 위해, 출석부를 만들고 출석체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의 이름을 익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청소년의 행동 하나 하나는 선도일지에 빼곡히 적혀 있다. 선도일지를 적는 이유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학교 밖에서의 청소년들의 행동을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청소년들이 자원봉사 하는 데 낯설어 망설였는데 한번 해보자는 쪽으로 설득을 거듭하여 경로당위문활동을 할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부끄럽고 망설였지만 하고 보니 보람이 있었다”며 계속 하자는 의견들이 나와 매주 위문활동을 펼치게 되었다.

자원봉사를 끝마친 후 청소년들은 한결같이 보람이 있었다면서 “어른이 돼서도 계속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기를 쓰는 것처럼 자원봉사도 기록하고 실천하며 봉사했던 자료를 모아 저축을 해 나가야한다. 더불어 함께하는 봉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고 보람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따라간다. 그러다보니 진정 우리가 인정해야 할 자원봉사는 특별한 사람이 한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고 인정받는 자원봉사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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