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 DB)

‘굴·동태·호박전’은 색이 살아야
먹다 남은 잡채 맛있는 튀김으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의 최대명절인 설날이다. 이날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친척, 고향 사람을 만나게 돼 ‘웃음꽃’이 피는 시간이다.

하지만 주부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이기도 하다. ‘명절음식’ 때문이다. 주부 5년차가 넘어도 명절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아무리 맛있게 요리를 하려 해도 원치 않는 맛이 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전통음식의 맛을 고스란히 살리고, 맛있고 건강한 명절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이에 서울 서대문구 통영시장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설날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팁(Tip)에 대해 들어봤다.

시장 안 정육점에 고기를 사러 온 이상순(50, 여,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씨는 고기 요리 시 ‘애벌재우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파인애플’ 사용을 추천했다. 파인애플 속에 들어 있는 ‘브로멜라인(Bromelain)’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

야채를 고르던 고성현(44, 여, 서울 종로구 효자동) 씨는 나물을 고를 때 나물색이 잘 띄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기 중에 오랫동안 노출돼 있으면 나물이 마르거나 변색하기 때문이다. 고 씨는 시금치를 데칠 때는 두꺼운 뿌리부터 물에 넣어야 골고루 잘 익으며, 너무 오래 삶으면 시금치가 물러질 수 있으니 10~15초 정도 데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고사리를 데칠 때도 요령이 있다. 물이 펄펄 끓어오르면 그 물을 버리고 찬물을 부어 다시 끓여주며 이 과정을 2회 정도 반복하면 고사리가 부드러워진다.

반찬·야채를 판매하는 광주상회 김수윤(61) 씨는 식혜 조리법에 관한 팁을 전했다. 김 씨는 “엿기름과 설탕을 넣고 낮은 불로 오랫동안 끓이는 게 맛의 비결”이라며 “식혜는 소화에 도움이 되며,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좋아해 시대가 지나도 인기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찬가게(시골반찬) 주인은 “굴·동태·호박전 등은 모두 각각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전을 해도 색이 살아있어야 한다”며 “특히 조미료는 넣지 말고 소금 간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곳 반찬가게를 둘러보던 장석한(54, 남, 서울시 종로구 홍인동) 씨는 동그랑땡을 쉽고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 씨는 “재료를 김밥처럼 돌돌 말아 랩에 넣어 얼려 놓은 뒤 자르면 쉽게 자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침가루를 입힐 때는 쟁반에 자른 재료를 반듯하게 올려놓고, 고운 체에 부침가루를 담아 재료 위에 뿌리면 쉽게 묻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날 명절음식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강주희(55, 여,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1동) 씨는 먹다 남은 잡채를 이용한 잡채 튀김을 추천했다. 마른 김에 잡채를 넣어 돌돌 만 뒤 튀김반죽을 묻혀 튀기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잡채튀김이 된다. 속 재료가 이미 익은 상태라 너무 오래 튀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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