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제나라는 노나라의 부강해짐에 위협을 느꼈다. 이에 시기‧질투한 제나라는 공자의 예법을 무너뜨릴 계략을 세웠다.

미인계였다. 제나라는 미모가 출중한 여자 80명을 뽑아 춤을 가르치고 화려한 옷을 입힌 후, 시선을 끌도록 장식한 말이 끄는 수레에 태워 노나라 임금에게 보냈다. 노나라의 임금과 신하들은 모두 시선을 빼앗겼다. 당연히 나라를 돌보는 일은 뒷전이 됐다. 이를 바라보며 탄식한 공자는 벼슬을 버렸다.

공자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학문에 정진했고, 여러 제자가 생겨났다. 공자의 제자는 흔히 77명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는 이 중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 불리는 10명의 제자를 특히 뛰어난 제자로 꼽았다. 덕행이 좋은 제자로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 꼽혔다. 정사에 능한 제자는 염유와 계로가 있었다. 재아와 자공은 언어에 능통했고, 자유와 자하는 문학 실력이 뛰어나다고 지목했다.

단연 눈에 띄는 제자는 안연이다. 공자는 논어 곳곳에서 제자 안연을 칭찬했다. 안연이 공자의 마음을 시원케 해준 것이다. 안연은 공자보다 30세가 적다. 공자는 안연이 온 후로 문하생이 날마다 더 많이 모여들고 서로 더 친해졌다고 전했다. 안연은 단명해서 40세에 죽었다. 그가 죽자 공자는 실의에 빠져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라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총명한 안연과 깨달음이 더뎠던 제자 자로, 자공에 얽힌 일화가 있다. 공자의 명성을 듣고 초나라가 공자를 초빙하려 했을 때다.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의 국경 지역에 머물고 있었다. 진‧채나라는 공자가 등용되면 초나라가 강대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공자를 초나라로 가지 못하도록 광야에 억류했다.

공자와 제자들은 먹을 것이 떨어지고 의복이 해어졌으며, 병마저 들었다. 하지만 공자는 가르침을 쉬지 않았고, 악기연주와 노래를 그치지 않았다.

제자 자로는 공자에게 성을 내며 “군자도 이처럼 곤궁할 때가 있습니까”라고 원망했다.

공자는 “군자는 원래 곤궁한 것이다. 군자는 곤궁에 빠져도 흔들림이 없지만 소인은 곤궁하면 혼란에 빠진다”고 깨우침을 줬다.

공자는 광야에서 굶고 지친 제자들의 불평이 계속되고 있음을 살피고 제자들을 불러 시험했다.

“시에 이르기를 ‘코뿔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 것이 광야를 헤매고 있구나’ 했는데, 우리의 도가 바로 그런 격인가 싶구나? 내가 여기서 어찌해야 하겠느냐.”

제자 자로는 억류한 군사들, 또 공자와 제자들을 원망했다.

“사람들이 우리를 믿지 못하니 우리가 아직 어질지 못한 것입니까? 또 사람들이 우리를 억류하는 것은 우리가 아직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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