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이트 들어가도 가짜로 연결… ‘피해 속속’
은행권, 돈거래 많은 설 연휴에 피해 확산 우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금융사기 수법인 ‘파밍’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의 수법은 고객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가짜 홈페이지에 진짜 은행 홈페이지를 링크시키는 등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은행에서 보안카드 정보를 요구할 경우 무조건 금융 사기로 간주하라는 당부다.

파밍은 악성코드를 컴퓨터에 감염시키고서 이용 고객이 정상적인 주소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해도 가짜 사이트에 연결되도록 하는 금융사기 수법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이 ‘보안등급을 높여야 한다’는 안내문을 따라 계좌번호, 비밀번호, 35개 보안카드(안전카드) 코드표 등을 입력하면 해당 통장에 있던 돈이 대포통장으로 무단 이체된다.

보안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보안이 강화됐습니다. 3시간 후 다시 인터넷뱅킹 이용이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이후로는 해당 홈페이지 이용이 불가하게 되고 최근에는 보안카드 정보를 넣으면 진짜 은행 홈페이지로 바뀌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은행 거래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지 못하고 나중에 통장 정리를 할 때나 잔고를 확인할 때야 이를 알게 된다.

이런 수법으로 6억 원을 가로챈 정모(31) 씨 등 3명을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정 씨 등은 시중 대형은행 6곳을 상대로 파밍 수법을 사용, 40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120회에 걸쳐 모두 6억여 원의 예금을 몰래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파밍 수법이 날로 진화하자 은행권도 예방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금전거래 액수가 크고 잦은 설 연휴에 사기 피해가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설 연휴 피싱사기 주의보 발령’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보내 “국민은행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보안카드번호 35개 전체를 입력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은행을 사칭한 사이트에 금융 정보를 절대 입력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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