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여성연대 30여 명이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뒤에는 경찰 40여 명이 대치했다. ⓒ뉴스천지

전국여성연대 ‘생생여성행동’ 30여 명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과의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쌍용자동차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당초 경찰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자 계획했으나 경찰들이 입구를 봉쇄해 20여 분간 대치하게 됐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를 표했다. 결국 경찰청 입구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회사를 맡은 이강실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공권력이 절대 투입돼선 안 된다”며 “공장 내부에는 20만 리터의 인화성 물질이 있다. 공권력이 투입되면 용산참사보다 100배 이상의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적자금 1조만 투입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람 살리는 데 정부가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가”라며 “정부는 협상에 나서고 좋은 안을 내놓아서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억울한 일 없게 해주는 경찰이라고 하지 않았나. 쌍용차 문제에서 억울한 사람은 누구인가. 사측인가 노동자인가”라며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 상부의 지시라고 진압만 하려 하는 경찰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노조원의 아내인 한 여성은 “며칠 전 노조간부의 부인 故 박정윤 씨가 자살했다. 사측에서 그에게 아내로서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끊임없이 협박했고,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속에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전국여성연대는 규탄발언 및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경찰청 문 앞에 리본을 달고자 했으나 경찰들이 이를 저지해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청 앞 큰 나무에 리본을 감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의 지나친 진압을 지켜본 전국여성연대 한 관계자는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며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히 리본을 달고 가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막았다. 이렇게 전쟁처럼 대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 전국여성연대가 경찰청 문에 희망의 리본을 달려고 하자 여경들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경 20여 명도 투입됐다. ⓒ뉴스천지
▲ 기자회견의 마지막 퍼포먼스였던 희망의 리본은 결국 경찰청 앞 나무를 둘러싸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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