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각관방에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 신설 추진
외교부 “매우 유감스런 내용…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일본이 독도 전담 부서를 설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다룰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내각관방에 설치키로 했다고 NHK가 5일 보도했다.

내각관방은 총리를 직접 지원·보좌하는 부처로 총리관저의 일부로 분류된다. 일본 정부가 총리관저에 독도 문제를 다루는 전담 부서를 설치할 경우 한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은 지난해 11월 말 내각관방에 설치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대책 준비팀’을 강화한 조직으로 전해졌다.

이 준비팀에 쿠릴 4개 섬 문제를 다루는 내각부의 ‘북방대책본부’가 합쳐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로 재편된다고 NHK는 전했다.

외무성이 맡고 있는 센카쿠 대책 기능도 이 조직이 일부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정실은 일본 국내외를 상대로 독도와 쿠릴 4개 섬, 센카쿠 열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일본 정부 내 정책을 조정하고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 이치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영토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체제를 강화하겠다”면서 조정실의 설치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3일 호소다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시마네현 오키섬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불법 점거한 독도 문제를 전담할 영토문제 담당 부·국(部·局)을 정부 내에 신설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아베 신조 총리에게 ‘영토담당 부서가 없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담 부서 신설이) 거의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해 주변국들의 우려를 샀다.

이에 외교통상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 설치를 발표한 것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유감스러운 내용”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명백백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일 간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타국의 영토에 대한 무모한 영유권 주장을 그만두고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과오를 청산하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민족독도사관 천숙녀 관장은 “역사적 사료 등에서 불리한 상황이라 정치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바꾸려는 것”이라며 “곧 오게 되는 ‘다케시마의 날’을 위한 물밑작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천 관장은 “주변국가들을 비롯해 국민들과 합심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 독도 단체들도 대응하겠지만 이제는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라독도살리기 국민운동본부 문제익 회장은 “아베신조 총리가 후보일 때 내걸었던 공략”이라며 독도 전담 부서 설치 방침을 그 연장선으로 봤다. 문 회장은 “우리는 염려가 되지만 너무 크게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역사학적으로,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영토이고 일본에서도 점점 자국의 역사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 우익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매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독도향우회(회장 홍성룡)는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대한민국 고유영토인 독도를 침탈하기 위해 독도 전담부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시마네현 지방정부에서 기획되던 독도침탈은 이제 일본중앙 정부로 옮겨져 노골적‧체계화되고 있다”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하던 수위가 점점 높아져 제국주의적 침탈로 전략 전술화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은 독도관련 업무가 외교통상부, 문화재청, 환경부, 국토해양부, 해양경찰청, 경상북도 등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음을 지적하고 “대한민국 정부도 더 늦기 전에 독도수호를 전담할 부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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