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중요한 결론 내렸다”
이명박 “대비태세 잘 갖추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3차 핵실험 강행을 여러 차례 예고한 북한이 위협의 수위를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며 조선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의 지도 밑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며 “군력 강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한 문제와 조직문제가 토의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는 데서 강령적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며 “중대한 시기에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목표를 정해두고 각급 기관의 성명을 통한 거친 언사를 쏟아내더니 다양한 회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위기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통신은 회의에서 내린 ‘중요한 결론’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한 회의가 언제 어디서 진행됐고 구체적으로 누가 참여했는지는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3차 핵실험 감행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대외 압박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핵실험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대한 결심’에 대해 “핵실험을 포함하는 군사력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북한이 최근 위기상황을 고조시키는 데 대해 “(핵실험에 대한) 결심이 전 당과 인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주변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이 청와대 위기관리실을 전격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상황을 잘 점검하고 핵실험 대비태세를 잘 갖추라”고 당부했다고 박청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현안대책회의에서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 선제 대응하는 평화국회가 돼야 하고, 정보위를 열어 상황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국회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에드 로이스 美 하원 외교위원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만일 추가 도발을 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3차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북한의 이번 3차 핵실험은 과거 1·2차 핵실험과는 다른 엄중한 상황이며 핵 개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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