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유전자, 전신탈모증 발생과 밀접한 관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권오상 교수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연구팀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원형탈모증에서 전신탈모증으로 악화되는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다. 아시아인의 전신탈모증 원인 유전자 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형탈모증은 모발이 원형으로 빠지는 것으로, 전체 인구의 약 2%가 한번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며 치료가 잘 된다. 

특히 이 중 5~10%는 머리 전체나(온머리탈모증) 전신의 털이 빠지게(전신탈모증)되는데 회복이 어렵고 예후가 나쁘다.

연구팀은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는 전신탈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예상하고 선제적인 치료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원형탈모증은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으로 혈액 속의 T 임파구가 자신의 털을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해 모발이 빠지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질병의 예후가 가장 나쁜 전신탈모증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춘기 이전에 발생한 15명의 소아환자를 포함한 총 20명의 조기 전신탈모증 환자(평균 나이 15세)를 대상으로 말초혈액을 추출한 후 첨단 유전자 분석 기법 중 하나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법을 이용한 전체 엑솜 분석(WES)을 했다. 이후 정상 아시아인의 유전자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전신탈모증 발생과 관련이 있는 면역 관련 유전자 6개를 발견했다.

특히 이 중 HLA-DRB5 유전자와 주조직적합성항원(MHC) 2형 내부에 존재하는 BTNL2 유전자가 전신탈모증 발생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두 유전자는 항원전달세포로부터 림프구로의 항원전달과정(antigen presentation)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두 유전자가 모낭의 특정 자가항원에 대한 특이적인 자가면역반응을 유도해 전신의 털이 빠지게 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권오상 교수는 “전신탈모증의 경우 오래될수록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악화 소인이 있는 경우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며 “최근 면역반응과 항원전달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생물학제제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해 좀 더 많은 전신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PLoS O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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