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총장선거 또 다시 연기

2008년 6월 이후 총장석이 비어있는 총신대가 21일 총신대 본관 2층에서 총장 선출을 위한 운영이사회를 열어 ‘총장 선출’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5개월 만에 소집된 운영이사회는 갑자기 대두된 ‘65세 정년’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두고 3시간여 이상 설전을 벌이다 정작 ‘총장선출’은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또 다시 연기됐다.

이날 총신대는 총회신학원 운영이사 124명이 모인 가운데 총장선출을 시도했으나 재단이사와 총장 후보자 자격여부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장 후보 자격요건을 보완한 후 선거에 들어가기로 했다.

문제가 됐던 총장의 정년에 대한 핵심은 ‘정년을 넘어선 권모 재단이사의 자격이 있냐’는 것과 ‘선출된 총장이 임기 중 65세 정년을 넘을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었다.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총장을 비롯한 교원의 정년은 65세로 규정돼 있지만 총신대의 경우 직전 총장이었던 김인환 교수가 만 65세가 넘은 시점에서 총장에 당선됐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총장 임기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우 재단이사장 직무대행은 “현행법상 정년과 임기가 충돌할 경우 우선은 정년이다”며 “따라서 70세 장로정년에 걸린 권모 장로를 학교 이사로 인정하게 되면 훗날 법적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이사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현안에 ‘특정 후보를 박탈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불거진 ‘정년 문제’로 총장 선출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법대로’해야 한다는 의견과 ‘어떻게 해서든지 총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대립됐지만 결국 ‘총장 후보 자격요건 보완’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처럼 총신대가 1년 넘게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것에는 이날 운영이사회에서 보인 것처럼 선출 방법이 허술한 것에 있다. 타 대학교는 정년 등 후보자의 자격을 분명히 밝히고 공개적 절차를 거치지만, 총신대는 이사들이 개별적으로 교수들을 접촉하고 총회 총장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추천해 투표에 들어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총장의 부재는 학교 측에도 많은 폐해를 안겨주고 있다. 아직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한전 측과의 고압 송전탑 문제가 그 중 하나다. 이뿐 아니다. 일반 사립학교에 비해 그 사회적 책무와 신뢰도가 커야 할 신학교의 이미지 실추에도 재대로 한몫하고 있다는 평이다.

한편, 이날 운영이사회에서는 총장 후보자들의 신상을 운영이사들이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후보자 추천 후 운영이사회 7일 전까지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모든 운영이사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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