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내 여기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침내 이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으리라.’ -수행본기경-

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한 나이는 29세다. 그는 출가를 통해 인생의 ‘고(苦)’에 대한 본질을 찾고, 해탈하고자 했다. 처자와 왕국의 태자 지위 등 모든 것을 버리고 나선 길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렸다고 해서 깨달음이 즉각 오는 것은 아니었다. 하늘은 그가 깨닫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먼저 남쪽으로 내려가 갠지스강을 건너 마가다국의 왕사성을 향해 갔다. 이곳에서 싯다르타는 두 선인을 스승으로 삼고 수행하게 된다. 알라라칼라마와 우다카 라마푸타의 가르침 아래 정신수양을 하고, 이를 통해 하늘에 다시 태어나려고 시도했다.

이때 배운 것이 선정(禪定)의 일종인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과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이다. 선정은 참선을 통해 오직 진리에만 마음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수행이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이를 통해서 생사의 괴로움을 해탈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그는 당시 출가자들 사이에 유행한 풍습인 고행(苦行)의 길을 걷는다. 육신을 쳐서 영적인 해탈을 이루고자 함이었다. 6년 동안의 고행으로 싯다르타의 몸은 해골처럼 변했지만 역시 해탈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의 나이 35세였다.

그는 고행을 중단하고 보리수 아래 자리를 잡고 사색에 정진한다. 이때 그의 깨달음을 막고자 방해하는 악마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수행본기경에 따르면 마왕은 먼저 자신의 세 딸을 보내 싯다르타를 유혹했다. 하지만 이에 요동하지 않자 태풍과 폭우, 창칼, 불화살, 돌을 던지는 등 악귀를 동원해 수행을 방해했다. 하지만 유혹과 폭력으로도 그의 수행을 막지 못했다. 이에 마왕이 직접 싯다르타 앞에 나타나 말로 회유를 하기 시작했다.

마왕은 “석가족의 아들 고타마여! 그대는 속히 일어나 이곳을 떠나라. 그대에게는 전륭성왕의 지위가 보장돼 있지 않은가? 이제 곧 가서 세간을 다스리는 위대한 왕이 돼 그들을 지배하고 오감의 쾌락이 주는 미묘한 맛을 마음껏 즐기라”고 말하며 ‘도(道)’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싯다르타는 욕망·혐오·기갈·집착·피로·수면·공포심·의혹·위선 등 악마가 병력으로 삼는 습성을 언급하며 호통을 쳤다.

“사람들도 신들마저도 그대의 군대를 격파할 수 없지만, 그러나 나는 지혜의 힘으로 그대의 군대를 쳐부수리라. 굽지 않은 질그릇을 돌로 쳐 깨뜨리듯이.”

그는 마왕의 시험을 이기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마음이 번뇌 속에서 해방된 상태라는 뜻에서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해탈한 후 석가모니로서의 길이 열렸다. 이로써 석가모니 불교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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