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마지막 축제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그는 잘 나가던 플루티스트였다. 성공한 음악가의 삶은 어려서부터의 꿈을 이룬 것이었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이었다. <삶의 마지막 축제>의 저자 용서해 씨의 얘기다.

‘음악가로서 나는 행복한가?’란 질문 앞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던 저자는 어느 날, 난생처음 호스피스 센터를 찾아가 말기 암 환자의 임종을 함께하며 그 사람만을 위해 연주를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저자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일주일에 한 번씩 호스피스 센터를 찾아가 음악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기다리는 말기 암 환자들의 병실을 돌며 마지막 순간까지 연주를 했다.

입에 물을 머금고 한 방울씩 떨어뜨려 바짝 마른 아내의 입술을 촉촉이 축여주던 남편, 죽음의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살다 간 ‘잡놈 할아버지’, 손목의 고가 시계를 누가 훔쳐갈까 노심초사하며 불신 속에 죽어간 안암 환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저자는 자신만의 길을 발견했다.

말기 암 환자들이 무엇보다도 먹고 배설하는 문제로 가장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저자는 ‘좋은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봉사의 길을 넓히게 된다.

호스피스 요리는 환자의 몸이 치유되는 목적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이나 친구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며 못다 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삶의 마지막 축제’를 위한 음식이기도 하다. 책에는 그렇게 그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마지막 축제를 나눈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용서해 지음 / 샨티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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