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방문객

박이도(1938~  )

어둠은 조용히 다가와 나를 감싸 준다
어둠이 나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영혼의 등불이 보인다
평안과 평화의 손짓으로
먼 곳을 감지하게 하는
네 영원의 생명성

이들은 홀연히
내 안에 들어와
7천체의 비의(秘儀)를 보여준다.
 

[시평]
우주의 모든 생명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참으로 의미심장한 물음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생명은 아마도 어둠 속에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하나의 등불로 평안과 평화의 손짓을 보내듯 그렇게 소중하게 태어났으리라.
어둠이 우리를 감쌀 때, 우리는 더 없는 평안을 느낀다. 어둠 속에 생명의 비의가 있기 때문이리라. 어둠 속에서 눈을 뜰 수 있는 자, 비로소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이와 같은 어둠은 마치 미지의 방문객마냥 홀연히 내 안으로 들어와 7천체의 비의, 곧 태양계에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일곱 행성인 태양,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의 순환, 그 순환의 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영혼의 생명성은 무궁하다는 그 증거로서.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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