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지 ‘최사립 효자 정문’ 앞에서 한국효문화센터 최종수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자기 사랑하는 것부터가 효의 시작”
‘효 사상’ 고취,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효(孝)’다. 부모와 자녀간의 효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도덕규범의 기초이며, 더욱 확대해 이웃과 나라에 이르기까지 최우선의 가르침으로 뿌리 내린 것이 ‘효’다.

‘효’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백행지원(百行之源)’이다. 이는 ‘효가 모든 행동의 근본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볼 때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진정한 효를 실천하고 있느냐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만한 일이다.

‘근본(根本)’이라 함은 사전적 의미로 ‘본질’ 또는 ‘본바탕’이라는 뜻이다. 효의 본질을 깨닫는다면 모든 행동의 근본인 ‘효’를 실천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단법인 한국효문화센터 최종수 이사장은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효’라는 기본적인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더 넓게 해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먼저는 효를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부터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효문화센터 최종수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효를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부모님과 조상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이웃을 사랑하고 약자를 도와주는 행위가 모두 효 실천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혼탁한 이 사회를 볼 때 효사상과 효 실천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한다면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아이, 어른 누구나 마찬가지다.

맹자 ‘양면편’에는 “老吾老(노오노)하여 以及人之老(이급인지노)하며 幼吾幼(유오유)하여 以及人之幼(이급인지유)하면 天下可運於掌(천하가운어장)이니라”고 기록돼 있다.

이는 우리집 어른을 섬기듯이 이웃의 다른 어른도 그렇게 섬기고, 우리집 어린이를 돌보고 사랑하듯이 남의 집 어린이도 내 자식처럼 사랑한다면 천하에 하고자 하는 일을 잘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이렇게만 하면 쉽다는 얘기다. 효를 이렇게 해석한 것에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 즉 ‘근본정신’을 찾을 수 있다.

“효가 제일이다” “효를 실천하자”라고 말하는 데 부정적으로 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실천하는 방법에는 강론이 있다.

그렇다면 효의 ‘근본정신’이란.

효의 근본정신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이치다. 나만 사랑하면 된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자기를 먼저 사랑한다면 자신이 해야 할 본분도 생각하며 지킬 수 있게 되니 자기를 사랑하는 것부터가 효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부족한 것은 있다. 그러나 부족하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부족한 부분도 사랑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또 나를 사랑하듯이 환경 등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그 사랑이 퍼져 나간다면 이것이 근본이 돼 효를 실천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마음에서 행위가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마음이 중요하다. 이는 아버지에게 물 한잔 드린 것으로 효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단순히 물 한잔 드리는 게 아니라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담아 그 행위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효’를 중시했다.

우리 선인들은 부모에 대한 ‘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효를 다해드릴까’ 늘 고민하며 실천해왔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삼강행실도’ 등의 기록을 보면 나라에서도 ‘효자’라고 하면 대단하게 생각을 했다.

이러한 전통이 6.25전쟁,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나라가 기울고,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점점 퇴색됐다. 서양문화도 들어오게 돼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등이 심각해졌으며, 금전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남보다 내가 먼저라는 의식이 짙어져 전통 사회가 붕괴됐다. 결국 ‘효’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면서 학교 폭력, 성폭력 등으로 사회가 혼란해졌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 이러한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효 사상을 고취시키고, 어려서부터 효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에서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

한국효문화센터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앞으로 계획은.

시대적 상황이 있기 때문에 선인들의 효를 지금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신을 계승하고, 현재를 사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효 문화 운동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효문화센터에서는 학술토론회를 비롯해 청소년 효 문화 특강, 효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효에 대해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듣는 시간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사업한 것을 바탕으로 홍보를 열심히 해서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지역으로 이 운동을 펼쳐나가고 싶다.

◆약력
- (사)추사기념사업회 회장
- (사)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
-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
- 과천향교 전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