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양적완화 중장기 비용 유발…일본이 판단할 것"
"경제정책 수비→공격 전환 필요"…새정부에 부양책 권고

(서울=연합뉴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원화가치 강세에 따른 외환 변동성 완화 방안에 대해 "대책은 준비가 다 됐다. 그러나 (발표)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3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직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대책이 기존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강화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며 답을 피했다.

그는 포럼에서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경제주체들에 적응을 시간을 줘야 한다"며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 현명하게 정책을 구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대책을 묻자 "확장적 통화정책은 단기 부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채이자 상승 등 여러 경로를 거쳐서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단기 편익과 중장기 비용을 수반할 것인 만큼 양자를 잘 형량해서 일본 정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이 일본의 통화정책에 우려 섞인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어 "일본경제, 동남아 경제가 나아지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의 일부 산업은 상대적 어려움이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선진국 양적 완화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다음 달 중순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 중에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G20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협의 또는 대책 강구 등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축구에 비유, "그간 위기로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젠 공격도 하고 기습도 하고 적진에 침투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해도 좋겠다"며 공격적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공격'에 대해 "신성장동력 등 정책적 노력을 통해 경제 활력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부양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작년에는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한 만큼 우리만 재정을 희생해가며 돈을 풀어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올해는 세계경제가 살아나는 흐름인 만큼 경기부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새 정부의 과제로 일자리 늘리기와 설비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 1~2년은 성장률은 조금 나아지겠지만 고용은 지난 2년보다 어려워질까 걱정"이라며 "(새정부가) 고용률 70%를 목표로 일자리정책에 중점을 둔 것은 현명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설비투자를 플러스로 반전시키는 것도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가 기업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 달 남은 현 정부에 대해선 "축구로 치면 종료 1분30초 남은 셈이다. 결정적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하고 가능하면 득점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