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가 박시춘, 손목인, 조명암 선생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가수 백난아의 ‘낭랑 18세’ 취입 장면으로, 박시춘 선생(가운데 왼쪽)이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작곡가 박시춘ㆍ손목인과 작사가 조명암
격동의 시기 거치며 노래로 국민들 위로해
인물 조명 전집ㆍ기념음반 등 다채로운 행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1930~50년대 경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남북 분단, 정부 수립 등 격동의 시대에 한국 대중음악계를 주름 잡았던 음악가 박시춘, 손목인, 조명암 선생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들은 1913년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 외에도 식민지의 아픔, 분단의 아픔,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때론 밝게, 때론 애절하게 음악으로 승화시켜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이 발표한 곡만 수백에서 수천 곡에 달하니 당시 대중음악의 선두 주자로 이름을 날렸음을 증명한다.

박시춘(본명 박순동, 1913~1966) 선생의 대표적인 곡만 해도 ‘애수의 소야곡’ ‘신라의 달밤’ ‘봄날은 간다’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감격시대’ ‘낭랑 18세’ ‘고향초’ ‘전우야 잘자라’ ‘세상은 요지경’ ‘럭키 서울’ ‘벽오동’ ‘비 내리는 고모령’ ‘삼다도 소식’ 등 3천여 곡에 이른다.

또 손목인(1913~1999) 선생은 ‘목포의 눈물’ ‘타향살이’ 등 1천여 곡을, 월북한 작곡가로 알려진 조명암(본명 조영출, 1913~1993) 선생은 ‘낙화유수’ ‘꿈꾸는 백마강’ ‘연락선은 떠난다’ 등 노랫말을 쓴 곡도 500여 곡에 달한다. 작곡가 박시춘, 손목인이 곡을 쓰고 작사가 조명암이 가사를 붙인 합작품으로 확인된 것만 250여 곡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이들 3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광복 후 월북해 자료가 많지 않은 조명암에 대해 연구한 자료집도 출간될 예정이라 학계와 대중가요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명암 전집은 우리나라 구비문학, 대중가요, 대중문화 전문가인 단국대 장유정 교수와 국문학자인 성균관대 정우택 교수, 중앙대 박명진 교수 등의 근대서지학회 연구진이 3년여 공동 작업 끝에 발표하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옛 가요 연구 모임인 ‘유정천리’가 추진, 제작하는 조명암, 박시춘, 손목인의 오리지널 곡 포함 기념 음반도 발표될 예정이다.

또 KBS 1TV ‘가요무대’도 탄생 100주년을 맞은 3인의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첫 순서로 ‘조명암’ 편이 이달 말게 방영되고, 이어 박시춘, 손목인 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9일 서울 올림픽홀에서는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주최로 ‘박시춘 선생 탄생 100주년 헌정음악회’가 열려 많은 후배 가수들과 관계자들의 관심과 참여에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때 박시춘 선생의 미공개 자료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일제강점기를 거친 이들의 음악 중에는 친일 색채가 보이는 곡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학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당시 시대적인 배경에 따라 결부되는 것이지 이들의 뛰어난 음악성은 지금도 높게 평가될만한 것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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