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의혹들이 심각하다. 공금유용문제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불투명한 점이 드러나고 위장전입 문제도 그냥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또 윤리의식 부재와 인품 등이 도마에 오른다. 좌파언론들이 매도할 수도 있고 과장보도와 실상을 부풀린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좌파세력의 준동이 심하다고 할지라도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한 우파 인사라면 두둔하거나 감싸고 돌 이유가 없는 것이다. 도덕적인 결함이나 인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라도 공직에 앉아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고 이번에 물러나는 이강국 소장은 노무현 정권의 인사이다. 정권에 따라 정권의 이념에 맞는 인사를 헌법재판소장에 임명하려는 시도는 있어 왔다. 2006년도에 노무현 정부는 전효숙 헌법재판관을 헌재 소장으로 임명하려다가 법리적인 이유로 당시 한나라당의 거센 반대에 임명을 철회한 사실이 있다.

헌재소장임명이라는 절차에는 여, 야의 힘겨루기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좌파와 우파의 힘겨루기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10년간은 좌파의 득세시절이었다. 방송, 언론을 좌파인사들이 장악하고 선관위나 헌법재판소 등에도 좌파인사들이 압도적으로 진출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에 행정부, 입법부를 제외한 사법부, 선관위, 헌법재판소에는 여전히 좌파정권의 인물들이 요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흡 후보자를 낙마시키려는 야당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보수우파성향의 헌재소장 후보자를 곱게 볼 리도 없는 와중에 도덕성에 관한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져 나왔으니 공세를 취하기에 좋은 빌미가 될 것이다. 여당은 무조건 이동흡 후보자를 감싸고 돌지 말고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서 공정하게 판단할 자료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비록 이 후보자의 전력이나 지나온 행적이 부정적으로 과장되고 부풀려 진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헌재 소장에 앉히고 6년 내내 비난을 받을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후보자도 자신의 문제로 정국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막으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보수성향의 한 개인을 지키려고 다수의 국민을 희생시키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보수성향의 후보가 이동흡 후보자 이외에도 더 좋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동흡 후보자가 언론에 지탄을 받고 있는 이유가 단지 보수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도덕성의 문제였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고려했어야 했다.
이제는 국회동의 절차가 남아 있겠으나 이동흡 후보자 본인의 결단을 촉구한다. 청문회에 나와서 공개하기 어려운 개인의 사생활까지 들추어지면서 청문회에 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당하게 청문절차를 거치고 미련 없이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이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형태가 매번 이런 경우에 직면했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낀다. 제대로 된 사람이 그렇게도 없는가? 기회주의자 아니면 이기주의자만 공직후보에 올려놓고 청문과정을 밟는다는 것이 서글픈 일이다.

이번 인사가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공직인사가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행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인사문제에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행정경험이나 전문성을 우선 할 것이 아니라 도덕성에 무게를 두는 인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좌파들의 공세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떳떳하고 당당한 우파인사들의 청문과정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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